'수술 블랙박스' 개발 추진…의료사고 규명 열쇠

  • 입력 2001년 8월 26일 18시 41분


항공기에 설치된 블랙박스가 병원 수술실에 설치된다면 어떻게 될까. 나중에 수술을 받은 환자에게 문제가 생겼을 경우 어떻게 수술이 진행됐는지를 명쾌하게 가려줄 수 있을 것이다. 영국 과학자들이 실제로 수술의 안전도를 높이고 수술이 잘못돼 의료사고가 발생했을 경우 조사를 돕기 위해 수술실에 설치할 수 있는 블랙박스를 개발 중이라고 영국의 일간지 데일리텔레그래프가 24일 보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수술실 블랙박스는 누가 수술에 참가했고, 수술이 어떻게 진행됐는가는 물론이고 수술 참가자들이 나눈 모든 대화내용과 수술에 동원된 장비, 수술중 환자의 상태 등을 빠짐없이 모니터 하게 된다. 수술실 블랙박스 개발을 주도하고 있는 런던 임페리얼대의 아라 다지 교수는 “몇 년 전 이 블랙박스에 대한 아이디어가 떠올라 대학당국에 특허등록을 했다”며 “수술실은 여러 면에서 병원의 조종실과 같은 곳이다”고 말했다.

다지 교수는 “수술실 블랙박스의 일차적인 목적은 수술실에서 벌어지는 모든 상황을 기록하는 것이지만 정보가 축적될 경우 수술의 안전도와 효율성을 높이는 데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영국 국민의 약 11%가 병원에서 뭔가 잘못된 것을 경험한 적이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영국 국립보건원(NHS)은 1999년 의료사고 분쟁 해결을 위해 4억파운드(약 7200억원)를 지출했다.

<이진녕기자>jinny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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