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동시다발 테러]110층건물 와르르…뉴욕 생지옥

  • 입력 2001년 9월 12일 02시 15분


11일 오전 날아든 미국 뉴욕의 세계무역센터와 워싱턴 국방부 건물에 대한 항공기 충돌사건 소식은 세계를 경악시켰다. 사건 현장은 부상자의 비명소리와 사건 소식을 듣고 찾아온 가족들의 울부짖음 등으로 아비규환을 방불케 했다. 이날 증권과 상품 거래를 포함해 미국의 모든 상업 거래가 중단됐으며 항공기 운항도 전면 중단돼 미국은 일시 ‘고도(孤島)’로 변해 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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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0층짜리 무역센터 쌍둥이 건물은 오전 8시 48분경 80∼85층 지점에 세스나형 5, 6인승 경비행기가 충돌한 뒤 건물에 박혀 있는 상태에서 폭발했으며 이로부터 18분 뒤 또 다른 비행기 1대가 다른 쌍둥이 건물 상층부에 충돌했다.

무역센터 건물 주변에는 이 폭발로 수없는 잔해들이 떨어져 브루클린 거리에 어지럽게 널려졌다.

목격자들은 “비행기 1대가 80층과 85층 사이의 북쪽 건물에 먼저 충돌했고 18분 뒤 다른 비행기가 남쪽 건물에 충돌했다”며 “이후 뉴욕 하늘이 온통 화염과 연기로 뒤덮였다”고 말했다.

언론들은 일부 사람들이 창문을 통해 건물 밖으로 뛰어내렸으며 이 과정에서 많은 부상자가 발생했다고 전했다.

두 건의 항공기 충돌 사건이 있은 뒤 세 번째 폭발이 일어나면서 쌍둥이 빌딩 2동 모두가 무너져내렸다. 세계무역센터 주변 거리는 건물이 붕괴되면서 생긴 연기로 30여분간이나 꽉 채워졌다.

○…세계무역센터 가운데 한 건물에 비행기가 충돌해 대화재가 발생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CNN방송은 즉각 생방송을 통해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목격자들이 충돌사고 순간을 전하고 있는 동안 세계무역센터 건물 중간에서 엄청난 폭발음과 불길이 치솟았다. 곧이어 CNN방송 화면 가운데로 소형 비행기가 한 대 나타나더니 이내 옆 건물을 향해 그대로 돌진하는 모습이 잡혔다. 최초 사고 직후 한때는 자동항법장치의 이상에 따른 단순사고 가능성도 있었으나 두 번째 충돌 장면을 통해 명백한 자살 테러 사건임이 확인됐다.

○…세계무역센터에 대한 항공기 테러 공격이 있은 직후 백악관을 비롯해 국무부 재무부 법무부 등 거의 모든 연방기관과 유엔본부는 테러 공격을 우려해 직원들을 모두 건물 밖으로 소개시켰다. 또 인근의 금융센터를 비롯해 월가 중심부에 있는 대부분의 건물에서도 직원들을 대피시켰다. 한 직원은 “건물 안에 있는 것보다는 차라리 밖에 있는 것이 안전하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맨해튼을 비롯해 월가 중심부로의 전화통화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미 연방수사국(FBI)과 정부 관계자들은 충돌 사건 직전 비행기 1대가 납치됐다는 보고를 확인하기 위한 조사에 나섰다. 미 연방교통조사국(NTSB)도 세계무역센터 건물들로부터 2∼3㎞ 이내 구역은 원래 비행이 금지된 구역이라고 말해 비행기 충돌이 테러일 가능성을 뒷받침했다.

CNN방송은 세계무역센터에 충돌한 비행기 중 1대는 보스턴을 출발해 로스앤젤레스로 향하던 아메리카에어라인(AA) 소속의 민간 항공기로 공중 납치됐다고 보도했다.

국가운송안전국의 전 대변인 이라 퍼먼은 CNN방송과의 회견에서 “항공기 충돌이 결코 사고로 보이지는 않는다”며 “이 지역으로 정상적인 항공기 운항이 있었다는 어떠한 시사도 없었다”고 말했다.

목격자들은 “충돌한 비행기들이 고의로 건물들을 향해 돌진한 것 같다”고 말했다. 현장에 있던 CNN방송의 션 머타 부사장도 “비행기가 낮은 높이에서 건물로 접근했으며 아슬아슬한 각도로 들이받는 것 같았다”고 말했다.

○…세계무역센터에 이어 국방부에도 테러로 의심되는 비행기 충돌사건이 발생함에 따라 미 전역의 항공기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미 당국은 즉시 모든 터널과 다리의 교통을 통제하고 추가 테러에 대한 경계태세에 들어갔다.

○…목격자들은 국방부의 항공기 충돌사건과 관련해 “두 차례 굉음이 들렸는데 하나는 컸고 하나는 작았다”며 “곧이어 건물 한쪽에서 연기가 솟구치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AP 라디오방송의 한 기자는 “나는 큰 비행기 꼬리를 보았다. 그것은 곧장 국방부로 돌진했다. 곧이어 검은 연기가 뒤덮였다”고 말했다. 민주당 고문인 폴 베갈라는 AP통신과 가진 휴대전화 통화에서 “오렌지 색깔의 거대한 화염이 이는 것을 보았다”고 말했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사건 당시 교육 개혁안을 홍보하기 위해 플로리다주 사라소타의 한 초등학교에서 연설하던 중이었다.

부시 대통령은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으로부터 급보를 전해듣고 즉시 성명을 통해 “이번 사건은 명백한 테러행위”라고 밝히고 긴급국가안보회의를 소집했다. 부시 대통령은 딕 체니 부통령 및 앤드루 카드 비서실장, 연방수사국(FBI), 뉴욕주 등 관련기관에 전화를 걸어 사고 경위와 테러에 대한 전면적인 조사에 착수하도록 지시했다.

○…이날 뉴욕증권거래소를 비롯해 미국증권거래소와 시카고무역거래소도 일시적으로 모든 거래를 중단했다. 관계자들은 이날 하루 동안 완전히 거래를 중지하는 것을 검토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밖에 미국 전역의 다른 상업 거래들도 영향을 받아 일시 거래가 중단되는 등 모든 상업 활동이 마비되는 사태가 빚어졌다.

<국제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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