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 맨해튼 출신의 변호사 래리 실버스타인(69)과 호주의 부동산업체인 웨스트필드는 7월 공동으로 32억달러에 세계무역센터의 99년간 임대권을 확보했다고 영국의 더타임스가 11일 전했다. 이 거래를 마친 뒤 실버스타인은 “일생 일대의 거래”라며 몹시 기뻐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3월만 해도 실버스타인이 세계무역센터를 사들이려는 꿈은 멀어진 것으로 보였다.
매입경쟁을 벌이던 보나도 부동산신탁이 제시한 32억5000만달러를 뉴욕과 뉴저지주항만청이 받아들인 것. 그러나 무역센터 민영화가 논의되면서 이 거래가 취소되고 99년 장기임대쪽으로 돌아선 실버스타인에게 기회가 돌아간 것.
그는 최종 입찰일 5일 전에 음주운전자가 모는 차량에 치여 병원에 입원했으나 병상에서 협상을 계속했을 정도로 이 건물에 애착을 가졌다고 이 신문은 전했다. 항만청에 따르면 실버스타인과 웨스트필드는 6억1600만달러를 보증금으로 예탁했으며 매년 1억1500만달러의 리스료와 임대 수입의 1%를 항만청에 지급하기로 되어 있었다.
높이 417m, 110층 규모의 세계무역센터는 모건 스탠리와 리만 브러더스 등 굴지의 투자금융회사를 비롯해 30여개국 1200개 기업이 입주해 일년 내내 불이 꺼지지 않는 미국 경제의 심장부였다. 무역센터는 북쪽 빌딩인 1타워와 남쪽 빌딩인 2타워 외에도 미국 세관과 플라자빌딩, 비스타 인터내셔널 호텔 등 7개 빌딩이 모인 복합단지로 지하에는 각종 쇼핑시설이 있었다.
상주 인원은 5만명, 유동인구까지 합치면 하루 15만여명이 이 건물을 드나들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