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고와 아프가니스탄이 험준한 산악지형의 내륙국으로 전장 환경이 비슷한데다, 유고 공습이 미국 주도로 가장 최근에 수행된 전쟁이었기 때문이다.군사 전문가들은 “미국의 보복공격은 유고 공습 당시 배운 교훈이 크게 작용할 것 같다”며 “그러나 전쟁 양상은 큰 차이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타격목표 불명확 효과 의문▼
유고 공습은 99년 3월24일 신(新)유고연방의 코소보지역 내 알바니아계에 대한 ‘인종청소’를 저지하기 위해 미국을 포함한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군에 의해 수행됐으며, 당초 단기전이 될 것이라던 예상과 달리 78일이나 걸렸다.NATO군은 순항미사일 등 첨단정밀화력을 이용한 표적타격과 중고고도 공중폭격을 이용한 ‘항공전역(戰役)’으로 전쟁을 이끈 반면 유고군은 대공미사일과 대공포로 대응하며 전통적인 게릴라전으로 맞섰다.
유고전이 예상보다 오래 걸렸던 것은 △지상군을 투입하지 않아 전쟁효과에 한계가 있었고 △70%가 산악인 험준한 지형과 유고군의 대공포 위협 등으로 정확한 공중타격에 어려움을 겪었기 때문이었다.
전문가들은 이번 아프가니스탄 공격이 이보다 더 악조건이 될 것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무엇보다 유고전이 정규전이라면 이번 아프가니스탄 보복공격은 ‘얼굴 없는 테러집단과의 전쟁’이라는 점에서 크게 다르다. 타격목표가 명확하지 않은 만큼 공격효과가 극히 의문시된다는 얘기다.
▼특수부대 지상군투입 필수▼
유고전은 ‘전쟁지도부와 국가기간시설 등 적의 중심(重心)을 마비시킴으로써 항전의지를 꺾는다’는 항공전략의 수행이 가능했다. 지상군 투입은 애초부터 배제돼 있었다.
반면 이번엔 공습을 할 만한 적의 중심도 없고, 공습만으로 적의 저항의지를 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보기 어렵다. 그런 만큼 테러집단의 근절을 위해서는 특수부대를 포함한 지상군 투입이 필수적이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주변국들이 모두 반미국가들인 만큼 공격통로를 확보하기가 쉽지 않다. 또 후방지원을 위한 지상기지를 제공받지 못한다면 장기전 수행이 어렵다. 특히 아프가니스탄의 무고한 민간인 살상이나, 투입 미군병력 가운데 전사자가 나올 경우 반전 분위기로 급선회할 수도 있다.
<이철희기자>klimt@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