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D데이는 언제]전면공습 1,2개월 늦춰질수도

  • 입력 2001년 9월 17일 18시 31분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미국의 공격은 언제 시작될까.

11일 테러가 일어난 직후만 해도 당장 시작될 것 같던 미국의 공격은 빠르면 3∼4일 뒤, 길게는 1∼2개월 늦어질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미국은 17일 파키스탄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오사마 빈 라덴을 3일내 인도하도록 ‘최후통첩’을 보낸 만큼 최소한 사나흘은 기다릴 것으로 보인다. 공격준비와 병력 이동에도 시간이 걸린다. 또 미국 단독의 보복전쟁이 아니라 세계가 참여하는 ‘정의의 전쟁’이란 모양을 갖추기 위한 외교절차와 배후기지 마련 등에 시간이 필요해 1∼2개월 뒤에나 공격이 개시될 것이란 예상도 나오고 있다.

▽22일 새벽 공격설〓20일은 미국이 파키스탄을 통해 아프가니스탄에 제시한 ‘최후통첩’ 시한이다. 이날까지 아프가니스탄이 빈 라덴을 넘겨주지 않으면 미국은 공격을 개시할 수 있다. 그러나 다음날인 21일은 이슬람의 휴일인 금요일이다. 이날 공격을 개시하면 전 세계 13억명의 이슬람교도를 자극할 가능성이 크다. 테러와의 전쟁이 아니라 이슬람 문명과의 전쟁으로 비화할 수도 있다. 이에 따라 미국은 빠르면 22일 이른 새벽 공격을 개시할 것이란 분석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현재 여러 가지 여건상 공격시기는 더 늦어질 것이란 전망도 많다.

▽동맹국 끌어안기〓테러 직후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회원국들은 조약상 ‘제5조(동맹국 한 국가에 대한 공격을 동맹 전체에 대한 공격으로 간주해 대응)’를 발동, 집단자위권을 발동하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나 공격시기에 관해서는 신중론을 펴고 있다. 가장 강력하게 테러를 규탄했던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도 16일 미 CNN과의 인터뷰에서 “테러범이 누구인지 상당히 분명해졌다 해도 확실한 증거를 찾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미국은 아라비아해역으로 병력을 집결시키는 한편 우방국이 납득할 수 있을 만큼 빈 라덴의 범죄혐의를 보여줄 증거를 확보하는 데 전력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미 NBC 방송 여론조사에서도 응답자의 81%가 보복 시기는 신중히 결정해야한다는 의견을 지지했다.

▽아랍권 설득〓이번 테러에 대해 아랍권 대부분의 국가는 미국의 ‘테러응징’ 노력과 국제적인 반테러 연합전선 구축에 동조하고 있다. 그러나 아프가니스탄 공격에 직접 가담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인구 대부분이 이슬람교도란 점을 고려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 대통령은 “유엔에서 구속력 있는 결의문을 채택한 후 실행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란 정부는 “성급한 보복공격이 사태 해결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면서 “국제적이고 포괄적인 협력을 통해 신중히 대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아랍권 동향은 공격개시 시기와 그만큼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

▽지구전 준비〓딕 체니 미 부통령은 “이번 전쟁은 전 세계 테러조직을 상대로 한 것이다. 수년이 걸리더라도 전 세계 테러조직을 분쇄할 것이다”고 말했다. 빈 라덴 제거나 탈레반 정권 전복이 목표가 아니라 세계 60여개국의 테러 조직을 제거하는 것이 최종 목표인 만큼 장기전도 불사한다는 의지다. 당연히 지상군 투입도 고려해야 하지만 91년 걸프전 때 사우디아라비아와 같은 병참기지가 없다. 그런 만큼 전쟁 준비에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인도나 파키스탄 등지에 기지를 확보하려면 협상이 필요하다.

<구자룡기자>bonh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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