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학 "어떡하지"…빈 라덴형제 93년부터 장학금 기증고민

  • 입력 2001년 9월 17일 18시 44분


미국의 명문 하버드대가 미국 심장부를 강타한 자살테러의 파편을 맞았다. 이번 사건의 배후주모자로 지목되고 있는 오사마 빈 라덴의 형제들이 93년부터 매년 이 대학에 보내고 있는 장학금이 문제가 된 것.

요미우리신문은 17일 빈 라덴의 형제들이 만든 ‘빈 라덴 그룹’이 매년 장학금을 보내 이슬람법이나 건축을 배우러 오는 객원교수들의 1년간 체재비로 쓰이고 있다고 전했다. 액수는 알려지지 않았으나 하버드대측은 이 장학금을 거절하는 문제를 검토중이다.

빈 라덴 집안은 오사마 빈 라덴이 테러활동을 벌이기 시작한 94년부터 그와의 관계를 부인해왔다. 그러나 친척 한 명이 보스턴 시내에 95만달러짜리 호화맨션을 구입해 살고 있는 등 빈 라덴 집안과 보스턴은 인연이 깊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오사마 빈 라덴이 배후에서 조종한 것으로 알려진 지난해 1월의 요르단 호텔 폭파미수사건과 레바논 군 공격사건의 범인 2명이 보스턴에서 택시기사로 일했다는 사실을 밝혀내기도 했다. 수사관계자들은 “보스턴에 이슬람 과격파가 많다는 것은 공공연한 비밀”이라며 “뉴욕에서 가까운데다 시골 모습이 남아 있어 숨어살기가 쉽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