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고 사는 것은 알라신이 결정한다. 이슬람 세계를 파괴하려는 음모에 대항해 맞설 것이다.”
반미 시위에 앞장선 파키스탄 야당인 ‘자마티 울레마 이슬라미(JUI)’의 발루치스탄주 대표 모하메드 칸 시라니(63)는 23일 이슬라마바드 자택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이렇게 강조했다. 3선 의원과 종교담당장관 출신인 그는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한 적이 있다. 발루치스탄주는 파키스탄 서부의 아프가니스탄 접경 지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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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아프가니스탄에 테러리스트 오사마 빈 라덴을 넘기라고 요구했는데….
“미국의 행동은 옳지 못하다. 미국과 아프가니스탄은 범죄인 인도협약을 체결한 적이 없다. 우호국 요청이라면 받아들일 수 있겠지만 미국은 탈레반을 인정한 적이 없다. 또 확실한 테러 증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 무작정 어떤 나라를 공격한다면 테러와 다를 게 없다. 미국은 이번 사건에서 검사와 판사 노릇을 혼자 하려 한다. 이것은 원맨쇼다.”
-파키스탄의 미국 지원을 왜 반대하나.
“파키스탄은 동쪽의 인도와 분쟁중이다. 아프가니스탄과의 서쪽 국경마저 분쟁이 생긴다면 미국의 공격 후 누가 평화를 보장해줄 것인가. 미국이 내세우는 ‘테러 종식’ 구호는 과거 소련이 아프가니스탄을 침공하면서 내건 ‘평화 정착’ 구호와 마찬가지다.”
-시위대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을 공격하면 미국을 공격하겠다’고 외치고 있는데….
“이슬람 형제를 돕는 것은 종교적 의무이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이번 전쟁을 ‘십자군 전쟁(크루세이드·crusade)’이라고 표현했다. 우리도 성전을 치를 각오가 돼 있다.”
-이번 사건으로 이슬람교를 테러와 연관시키는 시각이 많아졌는데….
“과거 이란 국회를 폭파한 것이 누구냐. 팔레스타인의 참상을 초래한 킬러는 누가 지원했는가. 수많은 이슬람 형제를 살해한 것은 누구인가. 미국은 반성해야 한다.”
-음모론도 있는데….
“세계무역센터에 유대인 4000명이 근무하는데 사건 당일 한 사람도 없었다. 비행기 충돌 장면을 찍은 5명의 아마추어 카메라맨도 모두 유대인이다. 두 비행기 회사 오너 역시 유대인인데 이들은 사고 며칠 전 주식을 많이 처분했다. 이런 일은 결코 우연이 아니며 이슬람을 테러리스트로 몰아 파괴하려는 음모에서 비롯된 것이다.”
<이슬라마바드·퀘타〓홍권희기자>koni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