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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 왕립과학아카데미는 “이들 경제학자가 1970년대 ‘정보 경제학’이라는 현대경제학의 새로운 영역을 개척한 공로로 경제학상을 수여하기로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이들에게는 1000만크로나(약 12억2500만원)의 상금이 나눠 지급된다.
애커로프 교수 등은 정보 비(非)대칭성을 이용해 시장의 불완전성을 분석한 공로를 평가받았다. 종전에는 경제학자들이 ‘시장은 완전한 정보를 갖고 있다’는 가정에서 경제현상을 주로 분석했다.
서울대 이준구 교수는 정보경제학의 핵심을 역(逆)선택과 대리인 개념으로 설명한다. 즉 상대방이 어떤 사람인지 모르는 데에서 범하는 잘못된 선택(역선택)을 해소하고 상대방을 정확히 알기 위해 정보를 수집하고 분석해야 한다는 것과 주주와 경영인, 소송의뢰인과 변호사, 가수와 매니저처럼 본인을 대신해 일을 하는 대리인이 자신의 이익에 따라 의사결정을 하지 못하도록 통제장치가 필요하다는 것.
스티글리츠 교수는 97년 아시아 통화위기 당시 세계은행(IBRD) 부총재로 재직하면서 국제통화기금(IMF)의 긴축정책 프로그램을 강력히 비판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경제는 용수철처럼 과도하게 누르면 복원력을 상실한다”며 IMF 정책기조를 바꾸도록 하는데 크게 기여했다. 또 “한국이 IMF의 권고대로 은행을 폐쇄하고 반도체 생산을 중단했다면 99년 이후의 경기회복은 없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스티글리츠 교수와 IBRD에서 3년간 같이 근무했던 전광우 우리금융지주회사 부회장은 “스티글리츠 교수는 똑똑함에서 오는 오만한 학자로알려져 있지만 인간미 넘치고 개발도상국 입장을 이해해주는 학자”라고 전했다.
스펜스 교수가 스탠퍼드대 경영학장으로 있을 때 박사과정에 있던 산업연구원 최경규 박사는 “매우 금요일 학생들과 함께 맥주와 스낵을 먹는 자리를 갖곤 했는데 수영복 차림으로 나타나 물에 빠뜨리는 등 장난을 자주 쳐 소탈한 모습으로 기억된다”며 “유명한 학자이지만 행정능력과 자금모집능력 또한 뛰어나 온라인증권사인 찰스슈왑으로부터 경영기념관을 짓는 자금을 끌어들이는 수완도 발휘했다”고 말했다.
애커로프 교수에게 정보경제학을 배운 김완진 서울대 교수는 “말이 어눌하고 강의노트에 농담까지 적어 얘기할 정도로 고지식한 면이 있었지만 아이디어가 많고 논리력이 뛰어나 학생들로부터 인기가 많았다”고 밝혔다.
<홍찬선·이병기·박현진기자>hc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