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담 후세인 “부시는 위선적… 美국민에 조의”

  • 입력 2001년 10월 21일 19시 20분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9·11 테러 참사와 관련해 미국 국민들에게는 조의를 표시했으나 조지 W 부시 정부에 대해서는 공격을 늦추지 않았다.

영국 BBC방송은 21일 후세인 대통령이 크리스토퍼 러브라는 한 미국시민으로부터 2일 ‘서방과 협력해 세계평화 구축에 힘써달라’는 내용의 e메일을 받고 미국민들에게 ‘심심한 조의’를 표하는 답장을 보냈다고 보도했다.

이라크 관영통신 INA 웹사이트(http://www.uruklink.net/iraqnews/eindex.htm)에 공개된 10쪽 분량의 이 답장에서 후세인 대통령은 그러나 “이번 테러의 배후에 우리는 누가 있는지 모르며 군사제재, 미사일 폭격 등 과거 미국의 정책에 의해 희생된 150만명의 이라크 국민들에 대한 사과 없이 부시 행정부가 이라크로부터 공식적인 애도를 요구하는 것은 위선적”이라고 주장했다.

후세인 대통령은 또 미국의 경제 제재 등으로 수많은 이라크 국민들이 굶주림으로 죽어가고 있다며 미국의 ‘광적인’ 정책을 비난했다고 BBC방송이 보도했다.

부시 미 대통령은 테러 참사 한 달을 맞아 11일 열린 기자회견에서 후세인 대통령을 ‘사악한 인간(evil man)’이라고 강력히 비판한 바 있다.

<김정안기자>cred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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