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Y "제주 4·3사태 조사 한-미 활발한 노력"

  • 입력 2001년 10월 24일 18시 51분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한국과 미국에서 반세기 전 제주 4·3사태의 진상을 파헤치기 위한 노력이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다고 24일 소개했다.

이 신문은 “1948∼1949년 당시 제주도 전체 인구의 10%가 넘는 3만여명의 목숨을 앗아간 것으로 추정되는 이 사건의 진실은 지금까지 베일에 가려 있었다”면서 80대 노령인 4·3사태 생존자 김형채씨의 증언과 제주 4·3지원단 양조훈 수석전문위원의 견해를 비교적 상세히 보도했다.

타임스는 생존자 김씨가 짙은 육두구나무 숲을 뚫고 한라산 기슭 동굴로 숨어들어야 했던 당시의 숨막혔던 정황과 한 달후 마을에 내려왔을 때 이웃 주민들의 시체 100여구를 지켜봐야 했던 기막힌 현실을 그의 증언을 토대로 전달했다.

이 신문은 숨겨진 진실을 찾기 위해 재미 한국학자들의 증거조사 작업이 시작됐다고 전하고 특히 당시 한반도에서의 심각한 이념 대립 상황 속에서 미군의 역할과 4·3사태 발발이 어떤 관련성을 가졌는지도 조사 대상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타임스는 또 미군이 남한에 진주하고 있던 1948년 5월 제주도 일부 지역 주민들이 미군 통치에 반기를 들고 선거를 거부해 미군사령부가 격노했으며, 얼마 후 제주에서 대대적인 공산주의 선동세력 토벌작전이 개시됐다는 점에 주목했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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