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화궈펑 전 주석 공산당 탈당

  • 입력 2001년 11월 6일 21시 12분


마오쩌둥(毛澤東) 주석 사망 뒤 권력을 승계했다가 81년 덩샤오핑(鄧小平)에 의해 밀려난 화궈펑(華國鋒·80·사진) 전 중국공산당 주석이 공산당의 심각한 부패상을 질타하며 탈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홍콩의 시사월간지 쟁명 11월호는 당 중앙위원인 화 전 주석이 9월 중순경 당 중앙위원회 전체회의인 6중전회에 불참한 데 이어 탈당계를 제출했다고 보도했다.

쟁명지에 따르면 화 전 주석은 “명예직이나 다름없는 당 중앙위원회 위원역할을 건강상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겠다”며 탈당계를 제출했으며 당 중앙 서기처는 그의 탈당을 막기 위해 특별회의를 소집했으나 화 전 주석은 당 부패상을 성토하면서 고집을 굽히지 않았다는 것.

화 전 주석은 침통한 표정으로 “나는 공산당원으로서 당과 당원들이 나날이 부패해지고 변질되는 상황을 통탄한다”며 “이 같은 부패로 당이 민심을 상실해 국가와 민족의 재앙을 초래하고 있다”고 주장했다고 잡지는 전했다.

그는 이어 “오늘날 공산당이 과거 국민당 및 자산계급과 다른 점이 무엇이냐”며 최근 당의 행태에 대해 강한 불만을 표출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의 발언 도중 후진타오(胡錦濤) 부주석이 여러 차례 위로했으나 분위기는 냉랭했다고 잡지는 전했다.

이 잡지는 또 그가 말을 마친 뒤 의료혜택이 미치지 못하는 빈곤한 지역의 당원들을 위해 써달라며 5만위안(약 800만원)의 당비를 마지막으로 내놓았다고 전했다.

화 전 주석은 76년 마오 주석 사망후 권력을 승계해 당 주석직에 올랐다가 81년 실각한 뒤 지금까지 당 중앙위원으로 재직해 왔다.

한편 중국 외교부는 화 전주석이 탈당계를 제출했는지 여부를 묻는 언론의 확인 요청에 논평을 거부했다.

<하종대기자·베이징〓이종환특파원>lij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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