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간 반군 북부동맹 선발대는 13일 탈레반 군의 반격을 거의 받지 않고 사실상 카불에 무혈 입성 했다. 탈레반측이 “하루전까지 카불은 사수하겠다” 고 한만큼 전혀 뜻밖의 상황이 벌어진 것이다.
이에 대해 AP통신등 일부 외신들은 아프간 서부 요지인 헤라트 함락 이후 탈레반 군의 이탈세력이 속출한데다 미군과 북부동맹의 맹공으로 탈레반군의 전열이 흐트러졌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그러나 이번 탈레반군의 철수는 완전한 패배라기 보다는 ‘전략적 후퇴’ 로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탈레반 정권의 주요 기반인 남부지역에서 배수진을 치고 마지막 일전을 불사하겠다는것.
특히 남부지역 주민 대다수가 파슈툰족이어서 전선이 북부에서 남부로 옮아갈 경우 주로 우즈벡 및 타지크계로 구성된 북부동맹군의 공격이 쉽지 않을 것이라는 점도 탈레반군이 계산에 넣었을 것으로 보인다.
압둘 살람 자이프 파키스탄 주재 탈레반 대사도 “민간인들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전술적인 필요에서 퇴각한 것일 뿐 패배는 어림도 없는 소리” 라고 일축했다.
실제로 탈레반 정예병력은 칸다하르 주변에 예전보다 훨씬 강력한 방어선을 구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따라 북부동맹의 뒤를 밀고 있는 미국의 군사적 전략도 칸다하르를 중심으로 한 남부 전선에 초점이 맞춰질 전망이다. 아라비아해에 배치된 항모와 타지크 기지에서 동시 발진한 공군기들이 남부를 집중 공습해 탈레반의 방어력을 약화시킨 뒤 북부동맹군과 미국 주도하의 다국적 지상군이 칸다하르로 향하게 될 가능성이 많다고 군사 전문가들은 관측했다.
<선대인기자>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