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부동맹군은 카불 외곽지역을 중심으로 탈레반 진지를 접수하는 동시에 가택수색을 벌였으나 큰 충돌은 없었다. 시내에서 간간이 총성이 들리기도 했지만 이는 북부동맹군이 5년만에 카불을 탈환하고 기뻐하며 발사한 것이라고 외신들이 주민의 말을 인용해서 전했다.
주민들은 패퇴하는 탈레반군에 의한 약탈과 진입하는 북부동맹군에 의한 탈레반군 처형 등을 동시에 우려하고 있다.
실제로 북부동맹군이 9일 장악한 마자르이샤리프에서는 약탈과 납치, 약식 처형 등이 난무하는 ‘아수라장’ 으로 변하고 있다.
린지 데이비스 세계식량계획(WFP)대변인은 12일 “마자르이샤리프가 위태로운 상태에 놓여있다”며 “약탈과 민간인 납치, 무장괴한들의 무법 행동 등에 관한 보고가 들어오고 있으며 도시 일부에서는 시가전도 벌어지고 있다”고 밝혔다. 마자르이샤리프에 있는 WFP 창고 한 곳에서 89t의 구호식량을 약탈당한 사실도 보고됐다. 그러나 이같은 약탈과 폭력이 어느 측에 의해 저질러지고 있는지에 대해서는 명확히 드러나지 않았다.
유엔아동기금(UNICEF)에서 일하는 한국인 형철호씨도 북부동맹군이 우물용 펌프와 가족용 텐트 등 UNICEF의 구호품을 실은 트럭 10대를 압류했고 탈레반 전투원들이 북부동맹군에 밀려 철수하면서 UNICEF 차량들을 약탈해 갔다고 전했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