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자의 차이점은, 보스는 부하들을 거느렸지만 리더는 부하들이 따른다는 점. 경제전문지 포천은 최근호(11월19일자)에서 “9·11 테러 이후 미국에서 보스는 많이 나왔지만 국민의 신뢰를 얻은 리더는 극소수에 불과했다”고 지적했다. 이 잡지는 루돌프 줄리아니 뉴욕시장, 조지 W 부시 대통령,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을 테러 이후 급부상한 ‘리더 3인방’으로 꼽으며 ‘위기 때 빛나는 리더’가 되기 위한 5계명을 소개했다.
▽대중 앞에 자주 등장하라〓국민의 공포가 극심할 때 대중 앞에 자주 얼굴을 비춰라. 신변의 위험이나 전략 회의에 참석하느라 대중 앞에 나타나지 않는 지도자는 ‘겁쟁이’로 각인될 뿐이다. 부시 대통령은 테러 직후 거의 하루동안 대중 앞에 얼굴을 비치지 않아 국민의 신뢰를 잃을 뻔했다.
▽고통감수를 전제로 한 낙관론을 펼쳐라〓위기의 심각성을 인정하고 이를 극복할 수 있다는 낙관론을 펴라. 근거 없는 낙관론은 오히려 국민의 공포감을 깊게 한다. 폴 오닐 재무장관이 테러 직후 경제 침체를 걱정할 필요가 없다고 했을 때 이를 믿는 사람은 아무도 없었다.
▽사실만을 이야기하라〓국민을 안심시키기 위해 피해 규모나 상황을 줄이지 말라. 부시 행정부에서 가장 인기가 낮았던 럼즈펠드 국방장관은 대(對) 테러전쟁을 수행하는 과정에서 작전 성공을 과대평가하지 않고 피해 규모를 솔직히 인정해 신뢰도를 높였다.
▽지도력을 과신하지 말라〓지도력을 인정받은 리더는 이를 계속 확장하려는 유혹을 뿌리쳐야 한다.
▽지나친 연습을 피하라〓지도자가 이미 정해진 각본에 따라 움직이고 연설하는 것은 국민의 공포를 오히려 증폭시킨다. 초반에 지도력을 의심받던 부시 대통령이 세계무역센터(WTC)를 방문한 자리에서 소방대원들에게 “당신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다”고 즉석에서 외친 것은 지도력 부재에 대한 우려를 불식시키는 계기가 됐다.
<정미경기자>micke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