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유엔에 무조건 항복 의사

  • 입력 2001년 11월 21일 11시 45분


아프가니스탄 탈레반군이 유엔에 정식으로 항복의사를 밝혔으나 미국이 탈레반 병사들과 외국 용병들의 자유로운 쿤두즈 퇴각을 위한 투항협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재확인, 이들의 운명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유엔의 아프간 특사인 라크다르 브라히미는 20일 뉴욕 유엔본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쿤두즈에 포위된 탈레반이 19일밤 파키스탄 이슬라마바드 소재 유엔 사무소에 2명의 대표를 파견해 무조건 항복을 제의했다고 밝혔다.

탈레반 대표단은 쿤두즈내 사령관들이 아무 조건없이 항복하려 하고 있으며 자신들의 항복과정을 유엔이 감시해주기를 희망한다고 전하고 보복살해 공격을 자제해줄 것을 촉구했다.

이에 대해 코피 아난 유엔 사무총장의 공식 반응은 아직 나오지 않고 있다.

미·영 연합군 대변인은 미국과 영국군이 이 문제에 관여하지 않을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그러나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은 “탈레반에 협력해온 외국인 전사들과 알 카에다 대원, 체첸 반군들이 쿤두즈를 떠나 타국에 들어가면 테러가 재발될 것”이라며 투항협상에 반대한다고 분명히 했다.

탈레반의 투항이 임박하자 페르베즈 무샤라프 파키스탄 대통령도 탈레반의 투항제의를 인도적으로 처리해줄 것을 촉구하고 나섰다. 그는 성명을 통해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 콜린 파월 미국무장관등과 사태를 논의했다고 전하고 이같이 촉구했다.

그러나 미국은 먹구름과 짙은 안개가 끼고 강풍으로 흙먼지가 날리는 악천후 속에서도 20일 정오를 기해 쿤두즈내 탈레반 거점들에 대한 공습을 재개했다.

한편 오사마 빈 라덴의 테러 조직인 알-카에다는 빈 라덴에게 무슨 일이 일어나든 미국에 대한 공격을 계속할 것이며 핵무기로 무장한 군대를 육성할 것이라고 주장했다고 BBC방송이 20일 보도했다.

알-카에다는 또 다음 목표가 이스라엘의 텔아비브라고 밝히고 이를 위해 자살폭탄 테러부대를 창설했다고 밝혔다고 이 방송은 전했다.

BBC는 “알-카에다의 제2인자 아이멘 알-자와히리가 파키스탄 신문 장(JANG) 과의 인터뷰를 통해 알-카에다는 모든 곳에서 미국을 뒤쫓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빈 라덴은 최근 파키스탄 영자신문 새벽(DAWN)에 알-카에다가 핵무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으나 미국은 이를 부인한 바 있다.

<하종대기자>orionh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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