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방문 마치고 訪韓 브룬트란트 WHO사무총장

  • 입력 2001년 11월 21일 18시 30분


“북한 주민에게는 절대적으로 도움이 필요합니다.”

세계보건기구(WHO) 그로 할렘 브룬트란트 사무총장(62·여)은 21일 낮 서울 중구 태평로 한국프레스센터에서 내외신 기자회견을 갖고 북한의 참담한 의료 현실에 대한 관심과 지원을 촉구했다.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19일 평양에서 WHO 북한 상주대표부 개소식 행사를 갖는 등 나흘간의 북한 방문 일정을 마치고 20일 중국 베이징을 거쳐 방한했다. 이날 오전에는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을 예방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북한 의료 현실에 대해 좀더 관심을 기울여 달라고 당부했다고 전했다.

“정확한 통계는 없지만 북한 주민 중 결핵 말라리아 등 감염질환으로 사망한 사람이 최근 30∼40% 늘어난 것으로 보입니다.”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북한의 병원은 극히 일부를 제외하고는 필수의약품이 모자라고 전력난으로 난방조차 되지 않아 겨울철에는 영하 20도까지 떨어지는 등 보건의료체계가 무너진 상태”라면서 “특히 임신부와 어린이가 큰 고통을 겪고 있다”고 안타까워했다.

그는 북한 김영남(金永南)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 등 관리를 만나 국내총생산(GDP)의 3%에 불과한 보건의료 예산을 늘려야 한다고 했으나 구체적인 답변은 없었다고 전했다.

브룬트란트 사무총장은 “WHO는 올해 말라리아 퇴치를 위해 북한에 50만달러의 약과 의료기구를 지원했으며 다음주부터 북한 의료 지원용으로 800만달러 모금운동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는 또 북한이 생화학무기를 갖고 있을지 모른다는 일부 의혹에 관해 “북한이 천연두 바이러스를 갖고 있다는 어떤 증거도 갖고 있지 않다”면서도 “방북시 국제사회의 관심이 큰 만큼 정보를 공유할 것을 북한측에 제안했다”고 밝혔다.

<이호갑기자>gdt@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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