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문제에 정통한 지니 특사〓지니 특사에 대한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양측의 기대치는 높은 편이다. 전임특사들에 비해 중동 문제에 폭넓은 경험을 갖고 있기 때문.
지니 특사는 4년간 중동지역 사령관으로 근무한 것을 비롯해 10여년 동안 아랍어와 중동 역사 및 정치를 공부했다. 또 현지 정계 및 군부 인사들과의 교분도 두텁다.
해병대 4성장군 출신인 그는 국방장관을 지낸 샤론 총리와의 협상에서 같은 군 출신이라는 유대감을 십분 활용할 것으로 예상된다. 또 아라파트 수반과는 직접 아랍어로 대화하며 실마리를 풀어나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그가 98년 수단의 한 공장을 화학공장으로 오인해 공습을 지휘했던 전력은 팔레스타인 주민 설득에 부담으로 작용할 것 같다.
▽딜레마에 빠진 아라파트〓아라파트 수반은 요즘 운신의 폭이 상당히 좁아진 상태다.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이 이슬람 과격단체인 하마스와 지하드 등의 테러범 체포를 요구하고 있지만 최근 팔레스타인 내 기류는 강경 일변도로 흐르고 있다. 특히 지난해 9월 대 이스라엘 봉기(인티파다) 이후 700여명이 숨지고 최근 이스라엘이 자치지역을 점령해 주민들의 감정은 격앙된 상태.
뚜렷한 대안을 마련하지 못하는 아라파트 수반에 대한 실망이 커지면서 주민의 25% 이상이 지하드의 테러를 지지하고 있다는 게 미 일간 크리스천사이언스 모니터의 분석이다.
아라파트 수반이 이끄는 최대정파 파타의 한 간부는 정전(停戰)을 위해서는 이스라엘군의 무조건 철군,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간부 암살 중지, 이동의 자유 보장 등이 선결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강경파인 샤론 총리가 이를 받아들이기는 어려울 것 같다.
<윤양섭·선대인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