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기구 이용 탄저균 공격계획圖 발견…카불 교외 주택서

  • 입력 2001년 11월 23일 18시 38분


아프가니스탄 카불 교외의 한 개인주택에서 열기구를 이용한 탄저균 공격 계획도와 탄저균에 관한 정보가 담긴 문서들이 발견됐다고 영국의 일간 이브닝 스탠더드가 22일 보도했다.

문제의 건물은 지난달 파키스탄에서 체포됐던 파키스탄 핵물리학자 바시루딘 메흐무드가 회장으로 있던 파키스탄 구호단체가 사용했던 것으로 알려진 2층짜리 개인주택.

탈레반의 퇴각과 함께 직원들이 모두 떠난 건물에서 가장 눈에 띈 것은 벽면 가득 굵은 펜으로 자세하게 그려진 탄저균 공격계획도였다.

계획도에는 탄저균이 탑재된 헬륨가스 기구를 지상 10㎞까지 상승시킨 뒤 전투기로 폭발시키는 장면이 묘사돼 있었다. 그림에는 열기구를 폭파하는 전투기 위에 ‘너희들은 이제 끝장이다-꽝’이라는 문구가 적혀 있기도 했다.

또 이 주택에선 윌리엄 코언 전 미국 국방장관이 ‘워싱턴 인구의 절반을 살상할 수 있는 탄저균이 들어 있는 설탕부대’를 들고 있는 그림이 그려진 컴퓨터 디스켓과 분해된 로켓포탄, ‘헬륨’이라고 표시된 실린더 등도 함께 발견됐다.

신문은 열기구가 값도 싸고 사용이 간편하며 엔진소음도 나지 않기 때문에 테러범들에게는 탄저균을 살포하는 매력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문제는 미국이 9·11 테러 직후 농약살포용 비행기 등에 의한 생화학 테러는 예상했지만 열기구에 의한 테러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는 점. 신문은 “따라서 열기구도 테러공격수단의 리스트에 포함시켜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이밖에 이 건물에서는 미 국방부 웹사이트에서 다운받은 것과 탄저균에 관한 잡지기사 스크랩 등 탄저균 관련 서류들도 다수 발견됐다.

<박윤철기자>yc97@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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