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IA요원 피살” 美 첫 戰死 인정

  • 입력 2001년 11월 29일 18시 41분


미 중앙정보국(CIA)은 28일 아프가니스탄 북부 마자르이샤리프 인근 수용소에서 탈레반 포로들의 폭동으로 작전국 소속의 조니 마이크 스팬 요원(32·사진)이 살해됐다고 확인했다.

‘비밀 작전’의 대명사 CIA가 요원 사망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버지니아주 랭글리의 CIA본부는 “미국의 영웅”이라며 조기도 내걸었다. 스팬은 1947년 CIA 창설이래 79번째 희생자이며 10월7일 미국의 아프간 전쟁 이후 공식적으로 아프간에서 생긴 첫 미국인 희생자다.

CIA는 스팬이 어떻게 사망했는지, 왜 그곳에 있었는지 등에 대해 함구했으나 그의 사망을 계기로 아프간의 CIA 요원들의 임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팬이 6주전 아프간에 들어갔다”는 그의 아버지 말로 볼 때 CIA는 개전 초부터 작전을 펼친 게 분명하다. 군사전문가들은 초기 공습 때 미군이 탈레반의 방공망과 군사시설만 표적 공습할 수 있었던 것은 CIA가 이미 아프간에서 활동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CIA는 개전 초 북부동맹군에 무기 자금을 제공하고 탈레반 진지에 대한 정보를 본국에 보내는 한편 탈레반의 지지기반인 파슈툰족의 분열공작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하미드 카르자이 장군이 일으킨 무장봉기도 CIA의 공작이라는 게 정설.

CIA는 최근에는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소재추적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병대 출신의 스팬도 이 정보를 캐려고 포로를 심문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CIA는 또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실전경험이 풍부한 전투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은 이들 CIA 요원과 최근 투입된 특수부대 요원들간에 경쟁심이 발동, 약간의 충돌이 있다고 전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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