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밀 작전’의 대명사 CIA가 요원 사망을 공개한 것은 이례적이다. 버지니아주 랭글리의 CIA본부는 “미국의 영웅”이라며 조기도 내걸었다. 스팬은 1947년 CIA 창설이래 79번째 희생자이며 10월7일 미국의 아프간 전쟁 이후 공식적으로 아프간에서 생긴 첫 미국인 희생자다.
CIA는 스팬이 어떻게 사망했는지, 왜 그곳에 있었는지 등에 대해 함구했으나 그의 사망을 계기로 아프간의 CIA 요원들의 임무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스팬이 6주전 아프간에 들어갔다”는 그의 아버지 말로 볼 때 CIA는 개전 초부터 작전을 펼친 게 분명하다. 군사전문가들은 초기 공습 때 미군이 탈레반의 방공망과 군사시설만 표적 공습할 수 있었던 것은 CIA가 이미 아프간에서 활동했다는 증거라고 말했다.
외신들에 따르면 CIA는 개전 초 북부동맹군에 무기 자금을 제공하고 탈레반 진지에 대한 정보를 본국에 보내는 한편 탈레반의 지지기반인 파슈툰족의 분열공작도 한 것으로 보인다. 이달 초 하미드 카르자이 장군이 일으킨 무장봉기도 CIA의 공작이라는 게 정설.
CIA는 최근에는 오사마 빈 라덴과 탈레반 지도자 무하마드 오마르의 소재추적에 주력한 것으로 전해진다. 해병대 출신의 스팬도 이 정보를 캐려고 포로를 심문하다 변을 당한 것으로 보인다. CIA는 또 빈 라덴을 잡기 위해 실전경험이 풍부한 전투병력을 파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CNN방송은 이들 CIA 요원과 최근 투입된 특수부대 요원들간에 경쟁심이 발동, 약간의 충돌이 있다고 전했다.
<윤양섭기자>laila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