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가니스탄 과도정부의 수반인 하미드 카르자이가 6일 CNN과의 회견에서 오마르에 대한 조건부 안전보장을 시사하자마자 미 백악관과 국방부는 모두 오마르에 대한 처벌을 강조하고 나섰다.
미국이 이처럼 단호한 것은 걸프전 사태의 재판을 우려하기 때문.
걸프전 당시 미국은 지상군을 투입, 이라크군을 쿠웨이트에서 몰아내는 데 성공했으나 무리한 침공을 감행한 사담 후세인 이라크 대통령이 권좌에서 밀려날 것으로 보고 그를 방치했다. 그러나 후세인 대통령은 오히려 지난 10년간 철권통치를 공고히 하면서 반미 공세를 계속해 왔다. 부시 대통령은 걸프전 당시 아버지 부시 전 대통령의 전철을 되풀이하지 않겠다는 의지가 굳건하다고 뉴욕타임스는 7일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그러나 미국이 꼭 오마르에 대한 재판관할권을 고집하지는 않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의 처벌 기준을 충족시킨다면 아프가니스탄은 물론 제3국에서 오마르를 재판하는 데 대해서 반대하지 않는다는 입장이다. 문제는 정치적 입지가 튼튼하지 못한 카르자이 수반이 미국의 요구를 수용할 수 있을지 여부. 칸다하르를 접수한 반탈레반 파슈툰족이 오마르의 체포를 반대할 수도 있다. 그러나 미국 측은 최종 협상결과가 미국의 뜻대로 될 것임을 자신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