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전문가 아르헨 위기 진단

  • 입력 2001년 12월 21일 17시 48분


경제 전문가들은 한결같이 아르헨티나 경제위기의 주요원인으로 달러화에 대해 페소화의 고정환율을 들었다.

스위스 제네바의 국제대 경제학 교수인 샤를 비플로스는 아르헨티나의 채무가 그다지 과도하지 않은 적당한 수준이라면서 “중요한 문제는 채무 규모가 아니라 그 부채를 상환할 능력이 있느냐, 이자부담을 감당할 수 있느냐 여부”라고 지적했다.

아르헨티나의 채무액은 1320억달러에 이르지만 이는 국내총생산(GDP)의 46% 수준으로 유로화 지역 국가에 대한 GDP 대비 채무 한도 60%보다는 훨씬 낮은 수준이다.

비플로스 교수는 도밍고 카발로 전 경제장관이 국가 채무불이행 사태를 모면하기 위해 국가채무 이자율을 낮추기 위한 협상을 벌여 “국내적으로는 금리 인하 협상에 성공했지만 국제 금융 시장의 금리는 많이 낮추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2개월 전까지만 해도 상당수의 경제전문가들은 페소화의 고정환율제가 문제가 아니라 공공채무가 문제라고 주장했으나 진짜 문제는 고정환율이라는 것이 확실해졌다”고 강조했다.

미국의 저명한 경제학자인 매사추세츠공대(MIT)의 폴 크루그먼 교수는 1991년 카발로 당시 경제장관이 인플레를 잡기 위해 도입한 고정환율제에 대해 “아르헨티나를 달러화라는 십자가에 못박은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제학자 올리버 블랭카드도 “아르헨티나가 자국과 전혀 다른 경제구조를 가지고 있는 미국의 달러화와 동일한 환율을 설정한 것은 ‘논리에 대한 죄악’”이라고 지적했다.

또 미국의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산하 은행장 가운데 한 사람인 로렌스 메이어는 해외 자본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아르헨티나 경제 위기의 원인으로 지적했다.

<김성규기자>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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