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여객기 폭파 미수범 '자살임무' 수행중

  • 입력 2001년 12월 24일 14시 51분


파리를 떠나 마이애미로 가던 아메리칸 에어라인(AA) 여객기 내에서 신발에 숨긴 폭탄을 폭발시키려다 미수에 그친 승객 리처드 콜빈 리드는 ‘자살임무’ 를 수행중이었다고 리처드 셸비 미국 상원의원이 23일 밝혔다.

상원 정보위원회 소속인 셸비 의원은 이 사건을 수사중인 연방수사국(FBI)으로부터 이같은 내용의 브리핑을 받았다고 이날 CBS 방송과의 회견에서 밝혔다.

그는 “이 사건이 단독범행인지, 광범위한 계획의 일환인지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으나 아프가니스탄 군사작전 이후 보복 테러의 가능성이 제기됐던 만큼 우리는 경각심을 가져야 한다” 고 말했다.

FBI는 이날 리드를 승무원에 대한 폭행 및 위협 혐의로 일단 기소했다. 유죄판결시 그는 징역 20년과 25만달러의 벌금형에 처해질 수 있다.

수사관계자들은 리드가 1973년 스리랑카에서 영국인 어머니와 자메이카계 아버지 사이에서 태어났으며 영국 시민권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최근 이슬람교도로 개종했으나 오사마 빈 라덴이나 알 카에다 등 이슬람계 테러조직과의 연계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다.

그는 항공기가 비상착륙한 보스턴 경찰에선 압델 라힘이라는 이름을, FBI에선 타리크 라자라는 이름을 댔으나 FBI는 법원에 제출한 서류에서 그의 이름을 여권에 기재된 대로 리드라고 표기했다.

FBI는 “그의 신발에서 폭발장비 2개와 280g의 폭탄이 발견됐다”고 밝혔다. FBI는 이 폭탄이 C-4인지 혹은 그 변형인 셈텍스, PETN, RDX 종류인지를 조사중이다.

미 연방항공국(FAA)은 23일 전국의 공항과 항공사에 대해 연말을 맞아 승객으로 위장한 테러리스트들이 신발에 폭탄이나 무기를 숨겨 탑승하는 일이 없도록 경계를 강화하라고 지시했다.

미국은 최근 추가 테러를 우려, 국내외 주요 시설에 대한 비상경계를 강화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