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원 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조지프 리버먼)는 2일 기자회견에서 엔론사의 갑작스러운 파산과 정부의 미흡한 투자자 보호조치 등에 대한 진상 규명을 위해 이사회에 관련 자료 제출을 요청했다고 밝혔다.
리버먼 위원장은 특히 조지 W 부시 행정부와 엔론사의 관계에 대한 조사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는다는 방침이어서 그 파장이 작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그는 부시 행정부가 작년 초 마련한 에너지 관련정책 부문에 케네드 레이 엔론사 회장이 영향력을 행사한 점에 주목하고 진상 조사를 위해서는 어디든 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은 이날 회사의 내부 문건을 인용해 엔론사의 최고 경영진이 대(對) 정치권 로비 관계 구축 등에 간여했다고 폭로했다.
이 신문은 엔론사가 마련한 내부 지침에 따르면 제프 스킬링 전임 사장과 다른 2명의 회사 중역이 로비와 관련된 일체의 거래내용을 승인하게 돼 있다고 지적하고 바로 이런 점 때문에 엔론사는 약 5억달러의 채무를 누락시켜 이익을 부풀릴 수 있었다고 지적했다.
한때 매출 실적 기준 미국 7위에 올랐던 엔론사의 주식은 1년 전만 해도 주당 90달러선에 거래됐으나 지난해 12월 들어서는 1달러선에도 미치지 못할 정도로 급락해 투자자들에게 엄청난 손실을 안겨줬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