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주가는 첨단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가 2000년 39.3%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 다시 21.1%가 하락하는 등 전반적으로 약세를 면치 못했다. 그러나 4·4분기엔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가 13.27%, 나스닥지수가 30.13%, S&P500지수가 10.29% 상승하는 등 뚜렷한 회복 조짐을 보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침체에 빠진 미국 경제가 이제 바닥을 쳤다는 공감대가 확산되고 있고 지난해 11차례에 걸쳐 단행된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 금리인하와 낮은 유가 등으로 인해 소비가 활성화돼 최근의 주가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봤다.
이 신문이 지난해 말 주식투자 전략가 9명을 상대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명이 올해 주가가 평균 12.4% 정도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CNN이 최근 시청자 1만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응답자의 약 73%가 올해 증시를 낙관적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스는 “올해 경제와 기업의 수익이 성장한다고 하더라도 성장률은 투자자들이 기대하는 것보다 낮을 수 있다”며 “이 때문에 전문가들은 주가 상승도 완만할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경제가 불황에서 빠져나오고는 있지만 한동안은 실직자 증가 및 소매 부진이 이어질 수 있는 데다 추가 테러가 발생할 경우 소비가 다시 위축될 수 있다는 게 신중론의 배경. 게다가 미국인들의 가계부채 증가가 경제 회복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이에 따라 증시가 활황이던 90년대 말처럼 주가지수가 연 20% 이상씩 상승하는 일은 올해에는 기대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는 것. 미국에선 공황기였던 1939∼1941년 이후 주가가 3년 연속 하락한 경우는 없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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