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바깥선 테러戰… 안에선 ‘세금논쟁’

  • 입력 2002년 1월 6일 17시 43분


‘테러의 해는 가고 선거의 해가 돌아왔다.’

테러 전쟁에서 1단계 승리를 거둔 후 미국의 여야가 다시 국내문제를 놓고 격돌하고 있다. 초당적 분위기도 엷어졌다. 11월 5일 실시되는 중간선거 때문이다. 계속되는 경기침체 속에서 역시 세금감면이 가장 첨예한 이슈가 되고 있다.

미 주요 현안들에 대한 공화당과 민주당의 방침
현안공화민주
감세감세는 경제회복에 기여. 10년간 1조
3500억달러 감세안을 예정대로 시행.
감세로 인해 침체 악화.
감세안 시행연기 등 보완책 필요.
경기부양책불황 탈출 위해 기업에 대한 추가
감세 등 조치 필요.
실직자 등에 대해 지원 확충. 감세는
고용창출기업에만 단기적으로.
미사일방어체제새로운 안보 위협에 대처하기 위해
꼭 필요. 탄도탄요격미사일(ABM)
협정 파기도 불가피.
ABM협정 파기는 냉전시대
이후의 전략적 균형을 무너뜨리고
군비경쟁 촉발 우려.
선거자금법 개정선거자금 모금 및 사용 제한에 미온적.기부액과 사용에 제한이 없는 소프트
머니 관련 규정 손질해야.

조지 W 부시 대통령은 5일 “일부에서는 세금감면안(10년간 1조3500억달러)을 더 이상 추진할 수 없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있으나 나는 세금인상이 국가를 살릴 것이라는 그들의 경제학에 도전한다”며 “내가 죽기 전엔 그들이 세금을 올릴 수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그의 이 발언은 전날 톰 대슐 상원 민주당 총무가 “부시행정부의 감세정책으로 인해 연방정부의 재정흑자가 전례 없이 축소되고 있고 경기침체도 악화됐다”며 감세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한 데 대한 반격.

부시 대통령의 발언에 발끈한 대슐 총무는 다시 “나는 단기적인 감세 중단과 장기적으로 규율 있는 조세정책을 요구했지 세금 인상을 주장하지 않았다”며 “부시 대통령이 내 발언을 왜곡했다”고 받아쳤다.

미 연방정부의 재정은 최근 몇 년간 큰 폭의 흑자를 기록해 왔으나 감세와 경기침체 등으로 인해 올해와 내년에는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이에 앞서 민주당이 장악하고 있는 상원은 지난해 12월 부시 대통령이 요구한 경기부양책이 부유층에만 혜택이 돌아갈 뿐 실직자 등에겐 실질적인 도움이 되지 않는다며 상정을 거부했었다.

2000년 11월 대선에서 공화당에 패배한 민주당은 올해 중간선거에서 설욕을 벼르고 있으나 테러와의 전쟁으로 부시 대통령의 지지도가 90% 가까이 치솟는 바람에 위기의식을 느끼고 있다.

하원의원 전부와 상원의원 3분의 1을 새로 뽑는 중간선거에선 통상 유권자들의 집권당 견제로 야당이 승리하는 경향이 있으나 올해엔 공화당에 유리한 선거구들이 조금 더 많아 선거전이 더 치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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