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동유럽 '살인추위' 400명 사망

  • 입력 2002년 1월 9일 18시 39분


러시아와 동유럽에서 혹한과 폭설에 따른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러시아 모스크바에서는 7일 밤과 8일 새벽 사이(현지시간) 영하 27도까지 떨어지는 50년만의 강추위로 4명이 숨지고 23명이 병원으로 옮겨졌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전했다. 올 겨울 러시아 전역에서는 모두 297명이 동사했다.

극동 지방에서는 시속 144㎞의 강풍과 천둥을 동반한 50년 만의 폭설로 20여개 마을이 고립되고 블라디보스토크항과 나홋카항이 얼어붙어 선박 운항이 전면 중단됐다. 기상 당국은 “두 달간 내릴 눈이 12시간 동안 한꺼번에 쏟아졌으며 천둥을 동반한 폭설은 100년간 두 번밖에 기록되지 않은 희귀한 기상현상”이라고 밝혔다.폭풍설은 사할린과 남쿠릴 지역도 강타해 사할린에서 3명의 어린이가 눈 속에 매몰돼 숨졌다. 동유럽의 헝가리에서는 영하15도∼영하20도까지 기온이 내려가는 한파로 올겨울 들어 지난해보다 10배나 많은 81명의 동사자가 발생했다. 마케도니아에서는 15명, 터키에서는 17명이 추위로 목숨을 잃었다. 알바니아는 폭설로 북부지방 주민 약 10만명이 영하15도의 추위 속에서 수돗물과 전기 공급이 끊긴 상태로 고립되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웃 불가리아에서도 비상사태가 계속되고 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 추천해요

지금 뜨는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