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엑소더스’ 시작되나〓최근 아르헨티나 주재 유럽 국가 대사관에는 조국을 탈출해 해외에 취업하거나 이민을 가려는 주민들이 하루 수백명씩 몰려들고 있다고 AP통신이 전했다. 특히 스페인대사관에는 스페인계 아르헨티나인들이 간이의자에서 밤을 지새우면서 장사진을 이루고 있다.
최근 아르헨티나에서는 기저귀에서 수입 커피, 가전제품 등에 이르기까지 생필품 가격이 30%가량 급등했다. 밀가루 값은 60%나 뛰어올랐다.
올해 20세 된 아들의 여권을 구하기 위해 8일 이탈리아 영사관을 찾은 법률가 알리시아 그리피는 “아르헨티나의 경제전망이 극히 불투명하다”며 “무엇보다 심각한 문제는 단지 예금을 찾기 위해 은행 앞에서 줄을 서서 하루 몇 시간씩 허비해야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페소화 가치 63%까지 하락”〓JP모건은 아르헨티나 통화정책 전망 보고서에서 “올해 페소화 가치가 최고 63% 떨어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또 미국 워싱턴의 국제경제연구소는 아르헨티나가 시행할 이중환율제는 결국 실패로 돌아가고 부패와 투기만을 조장할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을 내놓았다.
아르헨티나 정부는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 국제통화기금(IMF)과 미국 독일 스페인 등으로부터 모두 150억달러 규모의 차관을 지원받기 위해 IMF 및 이들 국가와 접촉하고 있으나 전망은 불투명하다.
한편 ‘아르헨티나 채권단 위원회’는 아르헨티나 정부에 서한을 보내 “중앙은행이 JP모건 등 일부 외국투자은행에서 지난해 9월 빌린 13억5000만달러를 갚으려 한다”며 이를 강행할 경우 소송을 제기하겠다고 밝혔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외신종합연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