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앙亞 ‘변방에서 중심으로’

  • 입력 2002년 1월 10일 17시 45분


수세기에 걸친 ‘변방’ 중앙아시아가 아프가니스탄 사태를 계기로 국제정치의 중심으로 떠오르고 있다. 파미르고원을 중심으로 아시아 대륙 중앙부의 광대한 지역을 일컫는 중앙아시아의 소속 국은 카자흐스탄 투르크메니스탄 우즈베키스탄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등 91년 소련에서 독립한 5개국. 총 면적은 400만㎢로 한반도의 20배, 인구는 약 5500만명.

아시아∼유럽을 연결하는 지정학적 위치와 석유 가스 등 풍부한 천연자원 때문에 경제적인 잠재력을 가진 곳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최근 카자흐스탄의 카스피해 유전과 세계 4위의 가스 자원을 보유하고 있는 투르크메니스탄 등에 서방 자본의 투자가 크게 늘어났다. 지금까지 이 지역 자원은 대부분 러시아를 통해 수송됐으나 미국 등 서방국들은 러시아를 우회하는 송유관과 가스관 건설을 추진, 양측 간에 갈등이 커지고 있다.

미국은 탈레반 정권 붕괴로 그동안 정치적 이유 때문에 실현하지 못했던 아프가니스탄을 지나는 수송로 개발 등에 본격적으로 나설 것으로 보인다.

미국이 이 지역에 군사력을 배치하면 러시아와 중국 인도를 모두 견제할 수 있게 된다.그러나 대 테러전쟁이라는 국제적 명분 때문에 사상 처음으로 구 소련권인 중앙아시아에 미군 주둔을 허용한 러시아는 미군의 장기 주둔 시도에는 반발하고 있다. 인접국을 완충지대화하는 것이 안보전략의 기본인 러시아로서는 미군과 직접 대치하는 상황은 결코 용인할 수 없다는 입장이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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