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엔론게이트 수사 지시…대통령인맥 연루 파문 확산

  • 입력 2002년 1월 11일 18시 00분


지난달 초 파산한 미국 최대 에너지 업체 엔론사와 조지 W 부시 행정부의 정경유착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가운데 부시 대통령은 10일 법무부에 이 사건에 대한 수사를 지시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날 워싱턴에서 가진 기자회견에서 “(엔론의) 케네스 레이 회장이 대통령선거과정에서 나를 지원한 것은 사실이지만 현 정부는 엔론의 종업원을 보호하기 위해 이 문제를 충분히 수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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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시 대통령의 이날 발언은 딕 체니 부통령이 엔론 파산 직전 레이 회장을 비롯, 엔론사 대표들과 6차례 만났다는 내용이 공개된지 이틀만에 나왔다. 그는 레이 회장을 본 것은 지난해 봄이 마지막이라면서 “레이 회장과 엔론의 재정 문제에 대해 논의한 적이 결코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날 엔론이 파산직전 폴 오닐 재무장관과 돈 에번스 상무장관에게 긴급 구제를 요청했다는 사실이 공개돼 엔론 사태는 백악관과 행정부를 포함한 대형 의혹사건으로 확대되고 있다.

백악관의 애리 플라이셔 대변인은 “레이 회장이 지난해 10월과 11월 두 장관에게 각각 두차례 전화를 걸어 파산 가능성을 알리고 구제 조치를 희망했으나 두 장관은 개입을 거절했다”고 밝혔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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