日교토 사찰서 장보고 추념 기념비 제막

  • 입력 2002년 1월 13일 19시 30분


삼국시대 동서양을 잇는 해상 실크로드를 개척한 신라의 해상왕 장보고(張保皐) 청해진대사를 추모하는 기념비가 13일 일본 교토(京都)의 유명 사찰인 엔랴쿠지(延曆寺) 경내에서 제막됐다.

기념비는 일본의 명승 자각(慈覺)대사 엔닌(圓仁)이 838년부터 9년반 동안 당나라의 불교성지를 순례할 때 물심 양면으로 도움을 준 장보고의 공덕을 기리기 위한 것. 엔닌 탄생 1200주년을 맞아 엔랴쿠지의 요청을 받고 전남 완도군이 기증했다.

전남 영암군 도갑사의 도선국사수미왕사비를 모델로 한 높이 4.2m의 장보고 기념비는 앞면에 ‘淸海鎭大使 張保皐 碑(청해진대사 장보고비)’라고 새겨졌고, 뒷면에 한글로 장보고와 엔닌의 관계가 기록돼 있다.

일본 3대 사찰의 하나인 엔랴쿠지는 엔닌이 주지로 일하면서 불교 개혁을 제창했던 곳으로 천태종의 본산이며 세계문화유산으로 등록돼 있다.

엔닌은 ‘입당구법순례행기(入唐求法巡禮行記)’라는 여행기에서 자신을 도와준 장보고의 인품을 높이 평가하고 장보고를 흠모하는 서한을 남긴 바 있다.

제막식에는 차관훈(車官薰) 완도군수와 장보고연구회원, 재일동포, 엔랴쿠지의 스님들이 참석했다. 김문경(金文經) 숭실대 명예교수는 “장보고는 일본에 조선 항해술 등을 전해줬다”며 “기념비 건립으로 일본에서 장보고가 재조명됐으면 한다”고 말했다.

도쿄〓심규선특파원 ksshim@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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