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톈진시 ‘에이즈 테러’ 괴소문

  • 입력 2002년 1월 17일 15시 12분


중국 톈진(天津)시에 에이즈 환자들이 에이즈균이 든 주사기를 행인에게 무차별로 찌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톈진은 공포의 도시로 변했다.

톈진시의 한 관계자는 “시내 최고 번화가인 허핑(和平)루 빙장다오(濱江道)가 이같은 소문에 벌써 일주일째 텅빈 거리로 변했다” 고 17일 밝혔다.

그는 “빙장다오 소재 대형할인매장인 카로프 부근에서 행인들이 에이즈균 주사기에 찔렸다는 소문이 퍼지면서 거리가 한적해졌다” 며 “피해자가 수십명에 이르는 것으로 소문이 나고 있다” 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톈진시는 비상경계령을 내리는 한편, 각급 학교로 공문을 보내 귀가길에 조심할 것을 당부한 것으로 알려졌다.

톈진한국인회는 “톈진시 교육국이 16일 한국국제학교 앞으로 공문을 보내왔다” 고 밝히고 “에이즈 테러 소문이 나돌아 학생들이 귀가길에 특별히 주의하도록 당부했다” 고 말했다. 한국인회 이병필 사무국장은 “톈진시 공안당국에 진상을 밝혀줄 것을 요청해놓았다” 면서 “한국인 피해자는 없는 것으로 안다” 고 말했다.

톈진시에 나도는 소문에 따르면 범인들은 마을 주민 80%가 에이즈에 감염된 것으로 알려진 허난(河南)성 상차이(上蔡)현 에이즈마을 사람들로, 정부 당국이 이 마을에 대해 아무런 대책도 세워주지 않은데 원한을 품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다는 것.

그러나 톈진시 공안당국은 아직 정확한 진상을 발표하지 않고 있다. 빙장다오 등 번화가에는 공안이 대거 배치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공안당국은 에이즈 테러 피해 발생 여부에 대해서도 침묵하고 있다.

톈진시에에는 주재원과 유학생 등 한국인 2만명이 거주하고 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i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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