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옥수들은 지난해 가을부터 감옥 벽에 20m 길이의 굴을 파기 시작하는 등 치밀한 탈출준비를 해왔으며 18일 밤 터널 속을 기어서 탈출하는 데 성공했다. 수사당국은 “조만간 나머지 탈옥수들을 모두 검거할 것”이라고 밝히고 있으나 이들의 탈옥사실이 19일 오전에야 알려져 이들의 탈옥에 교도관 등이 개입됐을 것이라는 추측이 나오고 있다.
러시아에서는 지난해 10월 모스크바교도소에서 4명의 죄수가 탈출하는 등 탈옥 사건이 빈발하고 있으며 유럽회의(CE)와 국제인권단체들은 100여만명의 러시아 수감자들이 처한 열악한 환경에 대해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지난해 인권단체인 ‘인간과 감옥’의 보고서에 따르면 러시아 감옥 내에 폭력과 마약 결핵 등이 만연해 있으며 시설부족으로 10인용 감방에 60여명이 수감돼 3교대로 잠을 자는 것으로 밝혀졌다. 수감자 1000명당 21명이 에이즈 감염자로 나타났다.
러시아는 마약 복용 및 에이즈 증가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다.
인구 10만명당 150명이 마약 복용자며 에이즈 감염자 수는 100만명으로 추산되고 있다. 에이즈 감염자수는 1년에 2배씩 급증하고 있다. 이번에 탈출한 죄수들은 모두 마약 중독자며 러시아 감옥 안에서는 간수들을 매수해 마약과 휴대전화의 구입과 사용이 가능한 것으로 알려졌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