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싱턴포스트지는 20일 미 이민귀화국(INS)의 최신 자료를 인용, 지난해 10월과 11월에 시민권을 신청한 영주권자는 모두 14만5765명으로 2000년 같은 기간에 비해 61%가 증가했다고 보도했다.
INS는 시민권 신청자들을 출신 국가별로는 분류하지 않으나 신청자들은 대체로 중동과 남아시아 등 이슬람권 출신이 많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한국과 베트남 출신 이민자를 돕고 있는 지역 단체들은 이들 국가 출신 가운데서도 시민권 신청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포스트는 전했다.
워싱턴의 한 재미교포 단체 관계자는 9·11테러 이전엔 간헐적으로 실시하던 미국 시민권 강좌를 매달 열고 있다고 포스트에 밝혔다.
시민권 신청자가 크게 늘고 있는 것은 부분적으론 다음달부터 시민권 신청비가 오르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역시 9·11테러 이후 미국 내 이민자들이 이민정책의 변화로 인해 미국에서 쫓겨날 것을 우려하는 등 신변에 불안감을 느끼고 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에선 96년 비시민권자에 대한 정부의 혜택을 축소하는 법이 시행됐을 때도 시민권 신청이 크게 늘어난 바 있다.
미국 시민권을 따려면 합법적인 영주권자로 미국에서 5년 이상 체류하며 납세 등을 통해 시민의 의무를 다했음을 입증하고 영어 및 윤리 시험에 합격해야 한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