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社도 문서 몰래 파기…연방정부 조사 시작후에도 없애

  • 입력 2002년 1월 22일 18시 38분


정경유착 의혹에 휘말리고 있는 미국의 엔론사가 연방 정부의 조사가 시작된 지난해 10월 중순 이후 지속적으로 민감한 문서들을 파기해 온 것으로 밝혀졌다. 이 같은 사실은 엔론의 회계 법인인 아서 앤더슨이 엔론 관련 문건을 고의로 파기한 사실이 밝혀진 지 얼마 되지 않은 시점에서 나온 것이어서 파문이 일고 있다.

엔론사의 전직 임원이었던 모린 캐스터네다는 21일 미 ABC방송의 한 프로그램에 출연해 “지난해 11월말부터 휴스턴 본사의 19층 회계 사무실에서 문서파기 작업이 시작됐으며 적어도 지난주까지 이 작업이 계속됐다”고 폭로했다. 그는 분쇄된 종잇조각이 들어 있는 박스를 그 증거로 제시했다.

이 종잇조각에는 문제가 된 자회사들과의 거래 서류라는 것을 보여주는 글자가 찍혀 있었으며 케스터네다씨는 “분쇄된 종이로 채워진 박스가 많았다”고 말했다.

엔론 측은 이날 늦게 성명을 발표하고 “엔론은 지난해 10월 25일부터 올 1월 4일까지 직원들에게 서류를 파기하지 말라고 지시하는 내용의 e메일을 4번 발송했다”고 해명했다.

김성규 기자 kimsk@donga.com·외신종합연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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