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론 여파로 유동성 직격탄▼
▽파산위기 원인〓파산 위기의 직접적인 원인은 현금유동성의 부족. 지난달 성탄절 쇼핑 시즌 매출이 전년대비 1% 감소한 데다 엔론 파산 이후 보증사채의 발행가격이 올라가는 바람에 기업운영에 필요한 자금을 확보하는 데 실패했다.
K마트의 한 자문역은 “만약 엔론 파산사태만 안 터졌어도 성탄절 이후 현금 흐름이 원활했을 것”이라면서 “엔론 사태의 여파로 금융권이 공포에 질려 금융 보증을 피하고 있다”고 말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JP 모건사 등 채권은행들은 K마트의 자산보전 신청을 막기 위해 20억, 30억달러에 이르는 추가 대출방안을 모색했으나 합의에 실패해 결국 파산 신청으로 치닫고 있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자산보전 신청이 법원에 의해 받아들여질 경우 채권자들의 담보회수가 제한돼 일시적으로 기업의 운영자금을 확보할 수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K마트가 회생하기 위해서는 전체 할인판매점의 25%가량인 500개를 폐쇄할 수밖에 없다고 보도했다.
21일 신선식품 공급업체인 플레밍사가 지난주 7800만달러를 연체했다는 이유로 K마트에 식품 공급을 중단하겠다고 발표함에 따라 K마트가 파산 위기로 몰리고 있다는 관측이 나돈 바 있다.
▼무리한 저가전략 몰락 재촉▼
K마트 흥망사 1899년 세바스천 S 크레스게, 디트로이트에 첫 상점 개설 1925년 크레스게, 뉴욕증시 상장 1962년 미시간에 첫 할인판매점 개설. 체인점 17개소로 확대 1977년 크레스게에서 K마트로 개명 1981년 2000번째 K마트 할인점 개장 1990년 월-마트,매출액에서K마트추월 1995년 200개소의 할인점 폐장 1997년 온라인 소매점인 블루라이트닷컴(BlueLight.com) 개장 2000년 7월 72개 할인점 폐장 2001년초 ‘빅 K마트’에서 ‘슈퍼 K마트’로 점차 개명하겠다고 발표
▽K마트 흥망사〓1899년 창업한 103년 전통의 K마트는 62년 할인판매점이라는 혁신적인 판매방식으로 약 30년간 미국 최대의 소매유통회사로 군림해왔다. 그러나 90년 월마트에 매출액 1위를 내준 뒤 지난 10년간 판매부진으로 고전을 면치 못했다. 현재 월마트의 회사 규모는 K마트의 다섯배에 이른다.
미국의 소매유통시장은 그동안 도시 교외 중심의 K마트와 농촌 중심의 월마트, 그리고 고급 및 첨단유행품목의 할인전문점인 타깃(Target)이 3분해 왔다. K마트 파산의 근본원인은 80년대 이후 자신의 아성인 교외지역에 침투해온 월마트에 전혀 대비책을 세우지 않았다는 것. 똑같이 박리다매(薄利多賣) 전술을 구사했지만 저비용구조를 구축한 월마트를 당해낼 수 없었다. K마트는 열세를 만회하기 위해 2000년 41세의 찰스 코너웨이 CVS 사장을 최고경영자(CEO)로 파격적으로 영입했다. 코너웨이씨는 월마트보다 가격을 더 할인하면서 신문광고를 대폭 줄여 비용을 절감하는 승부수를 던졌지만 판매가 늘지 않아 오히려 몰락을 재촉하는 결과가 되고 말았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