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경제부는 이달 들어 22일까지 무역수지가 10억달러 적자를 낸 것으로 잠정 집계했고, 미국계 살로먼스미스바니(SSB)증권은 “한국의 1월 중 무역수지가 2억달러가량 적자를 낼 것”이라고 전망했다.
도쿄(東京) 외환시장에서 엔-달러 환율은 23일 장중 한때 134엔대까지 오르기도 했다(엔화가치 하락). 마감된 환율은 전날보다 0.09엔 오른 133.90엔. 엔-달러 환율은 98년 10월 135엔까지 오른 뒤 110엔대까지 떨어졌었다.
이날 엔-달러 환율 상승세가 다소 꺾인 것은 일본을 방문중인 폴 오닐 미 재무부장관이 “엔화 환율은 시장에서 결정돼야 한다”며 엔화약세를 용인하는 듯한 자신의 발언을 부인했기 때문. 오닐 장관은 “일본이 엔화가치를 떨어뜨리는 방법으로는 생산성 하락이나 은행권 부실채권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다고 말했을 뿐인데, 일본 정부가 비공개 회의내용을 공개해 오해를 불렀다”며 일본 정부를 비난했다.
한국은행 이응백 외환시장팀장은 “은행 및 기업구조조정이란 큰 과제를 앞두고 있는 일본정부가 구조조정에 필요한 자금을 동원하려면 통화가 늘어날 수밖에 없고 따라서 엔화가치 추가하락은 불가피하다”며 “앞으로 엔화약세는 당분간 이어질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날보다 0.2원 떨어진 1331.2원으로 마감했다. 반도체 자동차 전자 등 수출상품의 실제 가격경쟁력의 기준이 되는 원-엔 환율은 전날보다 2원이 떨어져(수출경쟁력 약화) 100엔당 994.2원으로 마감했다.
‘엔저(低)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한국 수출도 크게 줄어드는 것으로 파악됐다. 재정경제부는 1월 중(1∼22일) 수출액은 70억달러로 전년 같은 기간보다 25%나 떨어진 것으로 잠정집계했다. 1∼15일에 수출이 전년보다 18.8% 줄어든 것과 비교할 때 수출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는 뜻이다. 반면 수입은 80억달러로 15% 줄어드는 데 그쳐 무역수지는 10억달러 적자를 나타냈다.
SSB증권 오석태 이사는 “내수가 활발한 상태에서 수출 둔화가 단시일 안에 개선될 기미를 보이지 않아 1월 중 무역수지는 2억달러 적자를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1월 중에 적자를 나타낸 것은 2000년 1월(4억달러 적자) 이후 2년만의 일이다.
김승련기자 srkim@donga.com 도쿄〓이영이특파원 yes20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