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시 대통령은 이날 “테러와의 전쟁이 아무리 오래 걸리고, 비용이 많이 들더라도 미국은 인내와 단호한 결의로 21세기의 첫 전쟁에서 반드시 승리를 거둘 것”이라며 국방예상 대폭 증액 배경을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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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에 대해 상원 세출위원회 국방예산 소위원장인 대니얼 아이누에 의원(민주)은 “경기침체와 세금감면으로 미국의 재정이 나빠지고 있는 상황에서 군사비를 크게 늘리는 것은 의원들의 지지를 받기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증액 국방비 어디에 쓰이나〓부시 대통령은 증액되는 국방예산으로 군인 봉급 인상과 첨단무기 개발 투자, 미사일방어(MD)체제, 무인차량 및 항공기 고도정밀장비 구입 등 군사력 강화를 위해 투입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또 외부의 테러로부터 미국민들을 보호하기 위해 항공 보안인력 3만명과 미연방수사국(FBI) 요원 300명을 증원하고 우편물 안전 장비확충 및 생물테러 대책 등에 예산을 사용하겠다고 밝혔다.
국방예산 가운데 내년 본토 방위비용도 150억달러 규모로 전년보다 배 이상 증액된다.
백악관 관계자는 증액되는 국방 예산 중 380억달러는 군인 봉급 인상과 군비 확충에 투입되고 100억달러는 ‘전쟁 예비비’로 사용될 것이라고 밝혀 국방예산 증액이 향후 대 테러전쟁의 확대를 염두에 두고 계획된 것임을 시사했다.
부시 대통령은 이와 관련, “우리의 대 테러전쟁은 아프가니스탄에서 시작됐지만 그곳에서 끝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재정적자 전망〓마이클 대니얼스 백악관 예산실장은 이날 2002 회계연도의 재정은 1060억달러 적자, 2003 회계연도의 적자는 80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대니얼스 실장은 “빠르면 2004 회계연도엔 재정이 다시 흑자로 돌아서기를 기대한다”고 말해 당분간은 재정적자가 계속될 수 있음을 시사했다.
2001 회계연도에 1270억달러 흑자를 기록했던 재정이 1년 만에 1060억달러 적자로 반전한 것은 한국전쟁 기간이던 52년 이후 50년 만에 가장 큰 폭으로 미 연방정부의 흑자가 축소된 것이다.
한편 의회예산국(CBO)은 이날 별도로 상원 예산위원회에 제출한 보고서를 통해 2002 회계연도 적자는 210억달러, 2003 회계연도 적자는 14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CBO는 2011년까지 재정흑자 규모는 1조6000억달러로 내다봤다. 이는 지난해 내놓은 전망치 4조달러에 비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eligiu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