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이즈미 총리는 22일 아프가니스탄 재건회의 참석차 일본을 방문한 한 장관과 만나 일본의 교과서 검정제도는 정치가 개입할 수 없도록 되어 있다 며 이같은 의사를 밝혔다는 것.
그러나 외교통상부는 산케이 신문의 이같은 보도내용을 정면 부인했다.
외교부 당국자는 논평을 통해 “한 장관과 고이즈미 총리간의 면담 자리에서는 그같은 내용이 일체 거론된 바 없다” 고 반박한 뒤 “일부 신문이 역사교과서 문제와 관련해 이같은 근거없는 기사를 계속 쓰는 것은 한일 양국 관계에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을 인식해 주기 바란다” 고 말했다.
고이즈미 총리의 발언내용이 사실이라면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이 14일 연두기자회견에서 한일 양국 정부가 간여해서 또다시 역사교과서 문제가 일어나지 않도록 조정, 협력할 필요가 있다며 연구결과를 교과서집필에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를 사실상 거부한 것이다.
산케이신문은 “일본 정부는 공동연구결과를 반영하지 않는 대신 교과서 검정제도를 수정해 공정하고 균형있는 기술을 한다” 는 항목을 넣어 한국의 불만을 무마할 방침이라고 보도했다. 또 일선 학교가 검정교과서들의 내용을 충분히 비교할 수 있도록 견본교과서의 배포량과 채택기간을 늘릴 계획이라고 산케이는 전했다.
산케이는 고이즈미 총리가 이같은 의사를 한국측에 전달해 양해를 구하고 내달 역사공동연구기구의 전문가회의와 정부관계자가 참여하는 지원위원회를 발족시킨 뒤 3월 21일경 1박2일 일정으로 한국을 공식방문할 예정이라고 보도했다.
역사공동연구기구 발족문제는 한일 양국이 외교채널을 통해 협의해 왔으나 연구결과를 교과서에 반영해야 한다는 한국측과 이에 난색을 표시하는 일본측의 주장이 맞서 발족이 늦어지고 있다.
도쿄=심규선특파원·이종훈기자 kss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