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희건씨, 개인재산 30여억엔 빼돌린 혐의

  • 입력 2002년 1월 27일 14시 54분


배임혐의로 일본 경찰에 구속된 재일 한국계 신용조합 간사이(關西)흥은의 이희건(李熙健·84) 전회장이 개인재산 30여억엔을 빼돌린 혐의로 경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고 27일 일본 언론들이 보도했다.

오사카부(大阪府) 경찰에 따르면 이 전회장은 간사이흥은이 파산한 2000년 12월을 전후해 비서를 시켜 오사카의 간사이흥은 본점과 인접지역의 지점, 그리고 오사카에 있는 일반은행에 이희건 과 일본식 이름인 히라타 요시오(平田義夫) 로 계약한 정기예금을 일제히 해약했다는 것.

이 전회장은 이렇게 모은 30여억원을 신한은행의 일본 지점에 입금했다는 것이며 경찰은 이 돈이 서울로 송금됐다는 소문에 대해서도 확인중이다.

경찰은 이 전회장이 일본 금융재생위원회로부터 2000년 12월 14일 간사이흥은 파산 선고방침을 내부 통보받은 이틀 뒤부터 집중적으로 예금을 인출했다는 점을 중시, 차압에 대비해 재산을 빼돌린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은 체포된 박충홍(朴忠弘) 전 부이사장 등 간사이흥은의 전 현직 이사 5명도 파산을 전후한 2000년 7월부터 2001년 2월 사이에 자신 소유의 집과 대지의 전부, 또는 일부를 부인 명의로 이전한 사실을 추가로 밝혀내고 이 역시 재산빼돌리기로 보고 수사중이다.

경찰은 또 간사이흥은의 경영진이 이사들과 지점장 등 65명에게 3억3800만엔을 융자해 준 뒤 이 돈으로 계열사인 코마골프장 회원권을 사도록 한 사실을 확인하고 경영난에 빠진 코마골프장을 돕기 위한 불법 우회 융자혐의로 조사중이다.

도쿄=심규선특파원기자 ksshim@donga.com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

지금 뜨는 뉴스

  • 좋아요
    0
  • 슬퍼요
    0
  • 화나요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