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같은 모습을 와튼 스쿨에서만 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경기침체와 극심한 취업난으로 인해 다른 대학원들도 지원자가 몰리고 있다고 뉴욕타임스지가 최근 보도했다.
분야도 따로 없다. 인기 학과인 경영학 법학은 물론 언론, 교육학 등도 지원자로 넘치고 있다. UCLA와 시카고대 경영대학원은 올 가을 지원율이 각각 80%와 90% 늘어났고, 예일대 법대대학원은 57%나 뛰었다. 펜실베이니아대 교육대학원도 지원율이 70%나 늘었다. 8년 이상 투자해야 하는 의대를 빼고는 거의 모든 분야의 대학원들이 올해 사상 최고의 지원율을 보이고 있다.
지원자가 몰리면서 입학조건도 까다로워졌다. 학부 4년간의 평점은 물론 GRE GMAT 등 입학자격 시험의 합격 가능 점수도 높아졌다. 에머리대 경영대학원에 입학하려면 종전엔 GMAT의 언어와 수학 평균 점수가 650점이면 됐지만 올해는 최소 670점 이상 돼야 한다.
대학원을 다닌다고 해서 사정이 더 나을 것은 없다. 와튼 스쿨 석사과정 4학기째인 학생들은 예년 같으면 한 사람당 5, 6건 이상 취업 제의를 받았지만 올해는 1건도 못 받은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학원은 극심한 취업대란을 잠시 비켜갈 수 있는 유일한 피난처다.
미시간대의 조사에 따르면 올해 미 기업들의 대졸자 신규 채용 규모는 지난해보다 15%가량 줄어들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취업난이 지난해 1월부터 본격화된 인터넷 기업들의 잇단 도산 사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정미경기자 mickey@donga.com
구독
구독
구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