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국무원 개혁홍보 잡지, 기초단체장 직선제 주장

  • 입력 2002년 1월 29일 18시 13분


중국 공산당과 국무원 등 당정 간부들의 뇌물 및 독직사건이 잇따르고 있는 가운데 중국 국무원이 출간하는 유력잡지가 향장(鄕長)과 진장(鎭長) 등 기초단체장을 직선제 선거로 뽑자고 주장, 그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무원 기구개혁판공실이 발행하는 격월간지 ‘중국개혁’ 최근호는 중국 내 4만5000개 향과 진의 단체장을 직선제로 선출하자는 내용의 글을 게재하고 직선제는 만연한 부정부패를 줄이고 인민들의 신뢰도 회복하는 길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 글은 또 향과 진의 아래 단위인 촌(村)의 촌장 선거는 이미 직선제로 보편화돼 있다면서 향장과 진장의 직선제 역시 ‘지방민주화의 피할 수 없는 추세’라고 강조했다. 중국에서 향과 진은 우리의 읍이나 면, 촌은 동(洞)이나 리(里)에 해당하는 행정단위다.

이 잡지는 또 쓰촨(四川)성 쑤이닝(遂寧)현에서 최근 향장을 직선제로 선출한 선거를 자세히 소개하면서 이 향이 직선제를 금지한 상급기관의 지시를 무시하고 이를 강행했으나 결과적으로 전국에서 가장 모범적인 향이 됐다고 지적했다.

‘중국개혁’은 주룽지(朱鎔基) 총리의 경제고문인 우징롄(吳敬璉) 베이징대 교수가 명예주간으로 있는 정부 발행 잡지로 당국의 개혁작업을 홍보하는 주된 창구다.

지도부의 교체가 예상되는 가을 제16차 중국공산당 전당대회를 앞두고 지방의 민주화를 공개적으로 주장한 글이 발표된 것은 ‘권력을 후진타오(胡錦濤) 국가부주석 등 차세대 지도부로 빨리 넘기고 부패 척결 등 정치개혁도 서둘러라’는 메시지일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장쩌민(江澤民) 국가주석은 23일부터 사흘간 열린 당 중앙 기율검사위원회 회의에서 ‘깨끗하고 정직한 정부’를 수호하기 위한 노력을 새롭게 전개할 것을 고위간부들에게 요구했다.

한편 감찰기관인 당 중앙 기율검사위원회는 최근 지난해 부패사건 17만4633건을 처리했으며 이는 2000년보다 28% 이상 늘어난 수치라고 발표했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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