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인공은 테러 당시 세계무역센터(WTC) 남쪽 건물 88층에서 근무하다가 화염에 휩싸였던 엘레인 듀크(49·여). 그는 중화상을 입고도 44층까지 승강기를 타고 내려 온 후 다시 계단을 걸어 내려와 목숨을 건졌다. 당시 현장에 있던 한 목사는 의식을 읽고 쓰러진 그가 이미 숨진 줄 알고 명복을 비는 의식을 진행하기도 했다.
그는 뉴욕 장로병원의 후원으로 한 화상치료 전문병원에서 150여명의 의료진에 의해 7차례의 대수술을 받은 끝에 가까스로 목숨을 건졌다. 수술후에도 경과는 오락가락했으나 3주전부터는 빠른 회복세를 보여 이날 퇴원한 것. 그는 앞으로 인근 버크 재활병원에서 재활치료를 받게 된다.
그는 “당시 1m만 불길에 가까웠더라면 나는 숯덩이가 됐을 테고 1m만 더 떨어졌으면 온전했을 것”이라고 회고하고 “화염에 휩싸이는 순간 ‘신이시여, 살려주소서’라고 외쳤고 신은 나를 구하셨다”고 말했다.
선대인기자 eodl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