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틴 대통령의 이 같은 발언은 양국의 군축협상이 지지부진하고 러시아의 우방 중 하나인 이라크에 대한 미국의 공격이 임박한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나온 것이어서 주목된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크렘린궁에서 외국 대사들에게 신임장을 주는 자리에서 “특정국의 지배체제에 근거한 국제관계는 희망이 없다”며 미국의 독주체제를 비난했다.
그는 또 “(세계가 평화롭게 공존하기 위해서는) 법과 상대방에 대한 존중을 바탕으로 한 공정한 국제질서를 수립해야 하며, 모든 국가의 안전이 보장될 수 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참모회의를 주재한 자리에서도 “러-미간 군축 합의를 구속력 있고 돌이킬 수 없으며, 검증 가능한 조약으로 만들 것을 요구했다”고 알렉세이 그로모프 크렘린 대변인이 전했다.
러시아 외무부는 이에 앞서 30일 “공격용 핵탄두 수를 향후 10년 동안 1700∼2200기 수준으로 줄이기로 한 푸틴 대통령과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의 합의를 조약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모스크바〓김기현특파원 kimkih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