빈라덴‘테러시인’비디오 또 공개

  • 입력 2002년 2월 1일 15시 54분


미국 CNN방송은 아직 행방이 묘연한 오사마 빈 라덴이 3개월 전 카타르의 알 자지라방송과 가진 미공개 인터뷰를 입수해 지난달 31일 밤 방영했다.

빈 라덴은 인터뷰에서 “이제 전투는 미국 본토로 옮겨졌다”며 “우리는 승리할 때까지 이 전투를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특히 인터뷰 내용 중에는 ‘우리의 자녀를 죽인 사람들을 응징하는 게 테러라면 우리를 테러리스트로 불러도 좋다’ ‘그들이 순진한 사람들을 죽였듯이 우리도 똑같이 할 것이다. 이는 이슬람 율법도 허용하고 있다’는 등 과격한 표현이 담겨있다.

알 자지라방송은 지난해 10월 21일 이 비디오 테이프를 단독 촬영했으나 ‘자체 판단’에 따라 지금까지 방영을 보류해 왔는데 어떻게 해서 CNN방송이 테이프를 입수하게 됐는지는 알려지지 않고 있다.

알 자지라방송 측은 “테이프를 훔쳐낸 사람들과 기구들을 응징할 방안을 강구하고 있다”며 “CNN방송과의 모든 관계를 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대해 CNN방송은 “테이프를 입수하거나 방영하는 데 전혀 불법은 없었다”며 “알 자지라방송과 맺은 제휴협약에 따르면 알 자지라방송의 촬영분을 제한 없이 쓸 수 있다”고 반박했다.

CNN방송의 이슨 조던 보도담당 이사는 “우리가 테이프를 갖고 있었다면 즉시 보도했을 것”이라고 말하고 “인터뷰를 한 지 석 달이 지났지만 뉴스가치가 충분하다고 보고 방송을 결정했다”고 설명했다.

윤양섭기자 laila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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