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주도 세계화 부작용 심각”

  • 입력 2002년 2월 3일 18시 44분


'미국 독주 안된다'
'미국 독주 안된다'
미국 뉴욕에서 열리고 있는 세계경제포럼(WEF) 제32차 연례총회는 미국이 주도하는 세계화의 부작용 문제를 집중 논의하는 등 지금까지와는 달라진 모습을 보이고 있다.

▽테러와 빈곤의 문제〓참석자들은 1, 2일 강경 일변도로 치닫고 있는 미국의 외교 및 경제정책이 오히려 테러행위를 조장하고 있는지 여부에 대해 토론을 벌였으며 테러 척결은 무력사용이 아닌 빈곤대책 등 지구촌의 구조적 문제 해결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는 데 의견 접근을 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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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무역정책에 이례적 비판▼

1일 분임 토의에 참석한 콜린 파월 미 국무장관은 “자유를 위협하는 어떠한 국가도 대테러 전쟁의 대상이 될 수 있다”고 전제한 뒤 “그러나 미국은 테러분자들의 분노를 자아내는 빈곤 및 절망과도 싸워나갈 것”이라고 다짐했다.

게르하르트 슈뢰더 독일 총리도 1일 “테러와의 전쟁은 세계 정의라는 목표가 아니면 장기적으로 성공을 거둘 수 없다”면서 “국제사회가 물질적 사회적 환경적 정의를 실현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호르스트 쾰러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2일 “미국이 농업 섬유 등의 분야에서 관세 및 보조금 지급 등의 형태로 보호정책을 고수하고 있다”면서 “이로 인해 빈곤국들의 세계경제 편입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고 비판했다.

마이크로소프트사의 빌 게이츠 회장은 “세계인들의 건강을 위해 선진국들이 지원금을 큰 폭으로 늘려야 한다”면서 “에이즈의 전염을 막기 위해 게이츠 재단에 5000만달러를 기부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폴 오닐 미 재무장관은 “지원 원칙에는 동의하지만 무작정 돕지는 않겠다”면서 “빈곤국 국민이 경제성장의 엔진 역할을 하도록 도와야지 연민의 대상이 돼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미국과 일본의 경제〓참석자들은 미국과 유럽은 금리인하와 긴축재정에 힘입어 경기회복의 조짐이 보이는 반면 일본의 경우 디플레 위험으로 침체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케네스 댐 미 재무부 부장관은 2일 “미국은 소비자 신뢰가 상승하고 생산 주문은 증가했으며 실업률은 놀라울 정도로 감소하고 있다”면서 “이는 미국경제의 침체가 바닥을 쳤음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4000명 시위 5명 체포▼

일본의 다케나카 헤이조(竹中平藏) 경제기획청장관은 2일 “일본은 아직 전면적인 디플레의 소용돌이로 빠져들지는 않았으나 디플레 위험이 상존하고 있는 상태”라며 “일본 정부는 2년 내에 디플레 현상이 사라지도록 한다는 목표를 정해두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달 31일과 1일 비교적 조용했던 월도프 아스토리아 호텔 행사장 주변은 2일 4000여명의 시위대가 세계화와 대테러 전쟁에 항의하는 격렬한 시위를 벌였으며 이 과정에서 경찰은 5명을 체포했다.

뉴욕〓홍권희특파원 konihong@donga.com

정미경 기자 mickey@donga.com

이재호 기자 leejaeho@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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