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레어 총리는 3일 영국 카디프에서 열린 춘계 노동당 대회에서 “민간기업을 (공공서비스부문 개혁에) 활용하려는 정부의 개혁프로그램을 비판하는 세력은 당 내외를 불문하고 모두 ‘파괴자들’”이라고 비난했다.
원래의 연설 원고에는 ‘파괴자들’이 보수당으로 한정돼 있었으나 블레어 총리가 대회장으로 가는 도중에 원고를 직접 수정해 노동당 내의 비판론자들까지도 ‘파괴자들’에 포함시켰다.
공공서비스부문 개혁에 반대해 온 노조들은 즉각 성명을 내고 “공공부문 노동자들을 파괴자라고 비난하는 것은 보수당 당수에게서나 나올 수 있는 말”이라며 “노동당 총리가 그같이 유치한 어휘를 사용한 것은 실수”라고 비난했다. 노조측은 항의의 표시로 영국 내 최대 통근열차 업체인 사우스웨스트트레인스(SWT)의 파업기간을 2일에서 4일로 늘렸다.
더타임스도 5일 블레어 총리가 자신의 참모에게 “파괴자라고 한 표현은 유치했어. 차라리 ‘악의 축’이라고 할걸 그랬지”라고 묻는 모습의 만평을 내보냈다.
파리〓박제균특파원 phar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