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특별행정구인 마카오를 방문중인 리 위원장은 이날 마카오와 홍콩 기자들로부터 장 주석 전용기 도청장치 설치에 관여했느냐는 질문을 받고 “나는 도청사건에 대해 전혀 아는 게 없다”고 말했다.
중국의 최고위 지도자가 이 같은 민감한 문제에 대해 공개적으로 직접 답변을 한 것은 극히 이례적이다. 미국의 워싱턴타임스는 15일 미 국무부 비밀문서를 인용, 리 위원장이 도청을 명령한 것으로 의심받고 있다고 보도했었다.
그러나 리 위원장의 이 같은 부인에도 불구하고 도청장치 설치의혹은 쉽게 수그러들지 않을 전망이다. 특히 올 가을 중국공산당 제16차 전당대회에서 대규모 권력 교체를 앞두고 있어 도청장치 설치의혹은 중국 지도부 내부의 권력투쟁으로 번지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베이징의 일부 소식통들은 도청장치 설치의혹이 리 위원장에 대한 당 지도부의 ‘목조르기’로 분석하고 있다. 올 가을 지도부 교체를 앞두고 리 위원장이 순순히 물러나도록 하기 위한 압박용이라는 것.
리 위원장은 장 주석이 국가주석직과 당총서기, 중앙군사위 주석직에서 모두 물러날 때 동반 퇴진할 것으로 알려졌으며 장 주석이 중앙군사위 주석직을 유지하는 등 완전 퇴진하지 않을 경우 리 위원장도 물러나지 않을 것으로 관측돼 왔다.
베이징〓이종환특파원 ljhzi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