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1테러 6개월째인 11일(현지시간) 조지 W 부시 미국 대통령은 우즈베키스탄의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을 초청해 정상회담을 갖는다. 부시 대통령은 아프간 전쟁에서 미군에 공항을 내준 데 대해 감사를 표시할 예정이다. 그러나 카리모프 대통령은 구소련에서 떨어져 나온 이후 10여년 동안 우즈베키스탄을 강권 통치해온 독재자.
1일 발표된 미 국무부의 인권보고서는 우즈베키스탄의 인권탄압 사례의 하나로 온건 반정부단체인 히즈브 우트 타흐리르에 연루됐다는 이유로 지난해 10월 체포된 이슬람교도 형제를 들고 있다. 형제 중 한 명은 고문 끝에 살해됐고 다른 한 명은 심하게 구타당해 불구가 됐다. 히즈브 우트 타흐리르는 이슬람 국가건설이 목표지만 폭력적 수단을 배제하고 있어 여타 이슬람 과격세력과 차이가 있다.
이 지역의 전투적 이슬람 조직은 우즈베키스탄 이슬람 운동(IMU). 이 조직은 우즈베키스탄과 타지키스탄, 키르기스스탄 공화국 등 3국에 걸쳐 있는 페르가나 계곡에 이슬람 국가를 건설하기 위해 무장투쟁을 벌이고 있으며 알 카에다 조직과도 관련돼 있다. 그러나 우즈베키스탄 등 3국은 9·11 이후 IMU를 색출한다는 명목으로 온건 이슬람교도를 포함한 정치적 반대 세력에 대한 억압을 강화하고 있다.
파키스탄의 페르베즈 무샤라프 정권은 ‘테러와의 전쟁’의 최대 수혜자. 99년 쿠데타로 집권한 무샤라프 대통령은 9·11 테러 이전에는 미국과 서방국가들로부터 민정 이양 압력을 받고 있던 ‘불량 정권’의 수장이었다. 그러나 그가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 협조하면서 상황이 달라졌다. 미국과 서방세계는 그의 협조에 대한 보답으로 향후 3년간 96억달러의 원조와 차관을 제공키로 했다. 그는 서방세계의 지지를 바탕으로 대대적인 이슬람 과격분자 색출작업을 벌여 지난 6개월간 2000여명을 구속했다. 이 중에는 정권 반대 세력이 대거 포함돼 있다.
말레이시아의 모하마드 마하티르 정권도 야당인 이슬람 사 말레이시아당(PAS)의 이슬람 과격세력과의 연계 여부를 집중 조사해 수십명을 구속하는 등 테러와의 전쟁을 정권 안보에 이용하고 있다.
홍은택기자 euntack@donga.com
최근 6개월간 주요 인권악화 사례 | |
우즈베키스탄 | 이슬람교도 고문, 살해 |
파키스칸 | 잠재적 테러위협을 이유로 2000여명 구속 |
말레이시아 | 테러연계 이유로 야당 탄압 |
인도네시아 | 아체 주 독립운동 탄압 |
마케도니아 | 알바니아계 이슬람교도 탄압 |
짐바브웨 | 반대세력을 테러조직으로 탄압 |
중국 | 신장 위구르족 탄압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