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레반 '만수르' 영웅 부상

  • 입력 2002년 3월 10일 18시 42분


‘아프가니스탄 전쟁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미국이 아프간 동부 산악지역에서 대규모 군사작전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4일 미군 헬기 격추에 이어 ‘저격수 공격’으로 개전 이래 미군에게 최악의 피해를 주었던 탈레반의 한 젊은 사령관이 아프간의 전쟁 영웅으로 부상하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7일 이 사령관이 인근 지역의 반미 세력을 대거 집결시키면서 종전(終戰) 국면의 아프간 상황에 새로운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며 이같이 보도했다.

▽새로운 전쟁영웅〓아프간 동부의 샤히코트 동굴 요새를 사수하고 있는 탈레반 사령관 사이푸르 라흐만 만수르가 오사마 빈 라덴, 무하마르 오마르 탈레반 지도자 등의 공백을 메우면서 전쟁영웅으로 떠오르고 있다.

만수르 사령관은 1980년대 구소련의 아프간 침공에 맞서 싸웠던 전설적인 무자헤딘 나스룰라 만수르의 아들. 아버지가 93년 차량 폭탄 테러로 숨진 뒤 탈레반에 합류해 지난해 11월까지 수도 카불 부근의 카르가 지역 사수대 부사령관을 지냈다. 상황이 여의치 않자 고향이면서 아버지가 과거에 소련군을 상대로 싸웠던 샤히코트 요새로 돌아와 탈레반 및 알 카에다 잔당들을 이끌고 전력을 재구축했다.

타임지는 만수르 사령관이 미군에 강력하게 저항함으로써 알 카에다 대원들의 사기가 높아지고 있을 뿐만 아니라 이 지역 반미세력의 구심점으로 떠오르고 있다고 전했다. 그의 저항은 탈레반의 질긴 생명력을 보여주면서 미국뿐만 아니라 과도정부 구축에 힘을 쏟고 있는 아프간 친미 세력들까지 긴장시키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지부진한 ‘아나콘다 작전’〓아나콘다 작전은 2, 3일 내에 끝날 것이라는 도널드 럼즈펠드 미 국방장관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 지역의 험난한 지형과 날씨, 곳곳에 매설된 지뢰 등으로 지연돼 이미 열흘째를 맞았다.

AP 등 외신은 동부 산악지역 동굴지대 2곳에 알 카에다와 탈레반 병사 수백명이 집결해 저항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스위크는 알 카에다 요원에게 납치돼 1주일 동안 이 지역 동굴 잡혀 있었다고 주장하는 압둘 라흐만 베헤슈티라는 TV 기술자의 말을 인용해, 잔당들의 숫자가 1000명에 이른다고 전했다.

김성규기자 kimsk@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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