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새 核무기 실험계획 없다”

  • 입력 2002년 3월 11일 18시 13분


《북한 이란 이라크 중국 등 7개국에 대해 유사시 핵무기를 사용토록 하고, 이를 위해 신형 핵무기를 개발토록 건의한 미국 국방부의 ‘핵 태세 검토(NPR·Nuclear Posture Review)’ 보고서가 10일 공개되자 관련국들은 신중한 반응을 보이면서도 우려의 빛을 감추지 않았다. 미 정부는 서둘러 진화에 나섰다.》

▽반발과 우려〓영국 외무부와 안토니오 마르티노 이탈리아 국방장관은 이 계획을 일상적인 군사계획으로 결론지었다. 북대서양조약기구(NATO) 대변인은 아직 논평하기에 이르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란은 미국의 계획을 위협으로 간주했다. 모하마드 하타미 이란 대통령은 테헤란을 방문 중인 보스니아 외무장관에게 “미국은 이란을 ‘악의 축’으로 비난했으나 역사는 누가 대화를 증진시키고 폭력을 불렀는지를 판단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카바르 방송이 전했다.

중국도 자국을 잠재적인 목표로 삼은 미국의 핵 정책에 대해 ‘불안과 우려’를 느낀다고 밝혔다. 중국 외교부 쑨위시(孫玉璽) 대변인은 11일 성명을 통해 “나는 세계의 많은 나라들이 불안과 우려를 표명할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고르 이바노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이 계획은 국제사회의 우려를 불러올 것”이라고 비난했다고 인테르팍스 통신이 보도했다. 알렉산드르 야코벤코 외무부 대변인도 “러시아가 더 이상 적이 아니라는 미국의 선언을 어떻게 믿겠느냐”고 말했다.

▽진화에 나선 미국〓콜린 파월 국무장관은 10일 CBS방송과 가진 회견에서 “일상적인 기준으로 보면 미 핵무기의 목표가 되고 있는 국가는 하나도 없다”면서 “이 보고서는 신중한 군사계획이고, 미국인들이 기대했던 종류의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우리는 새로운 핵무기를 개발하고 있지 않으며 어떤 핵실험도 계획하지 않고 있다”고 강조하고 “그것은 사실이 아니다”고 말했다.

콘돌리자 라이스 백악관 안보보좌관도 NBC방송에 나와 “미국이 대량살상무기의 확산을 우려하고 있다고 해서 누구도 놀랄 필요는 없다”면서 “특정국가가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 경우 미 대통령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에 관해 선택할 수 있는 것은 미국의 오랜 정책”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 모두는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하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원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선 미국을 겨냥해 대량살상무기를 사용할지도 모를 국가들에 ‘그렇게 할 경우 파멸적 대응이 있을 것’이라는 강력한 경고를 보내야 한다”고 덧붙였다.

워싱턴〓한기흥특파원 eligiu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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